낮 동안 금식 깨는 첫 저녁식사
성원 마당서 신자들 함께 만찬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사람들이 편하게 예배하러 오고 저녁때 함께 식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라마단 이틀째인 지난 24일,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장 후세인 차장이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후 처음 맞는 라마단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대부분의 이슬람권 국가에서 시작됐다. 한국에 거주하는 무슬림들도 23일부터 라마단에 돌입했다.

낮 12시 55분께 서울중앙성원 앞 비좁은 골목에 무슬림을 태운 차들이 연달아 멈춰 섰다. 무슬림들은 개인 카펫을 손에 들고 오후 1시 예배를 드리기 위해 성원으로 분주하게 올라갔다. 무슬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었다. 일부 무슬림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중 한 무슬림은 마스크를 턱까지 내려서 쓰고 있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5일 서울 용산구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에서 라마단 셋째 날 금식을 마친 무슬림들이 이프타르를 함께 하고 있다. ‘이프타르’는 ‘금식을 깬다’라는 뜻으로서 라마단 기간 중 매일 일몰 이후 하루의 단식을 마치고 하는 첫 식사를 뜻한다. ⓒ천지일보 2023.03.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5일 서울 용산구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에서 라마단 셋째 날 금식을 마친 무슬림들이 이프타르를 함께 하고 있다. ‘이프타르’는 ‘금식을 깬다’라는 뜻으로서 라마단 기간 중 매일 일몰 이후 하루의 단식을 마치고 하는 첫 식사를 뜻한다. ⓒ천지일보 2023.03.25.

이날 무슬림 약 1000~1200명이 라마단 이후 첫 금요예배를 드리기 위해 서울중앙성원을 찾았다. 성원 앞마당에 파란색 간이 테이블이 빼곡하게 놓여있었다. 신자들이 모여서 함께 이프타르(낮 동안 금식을 마친 후 먹는 첫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성원 측이 마련해둔 자리였다.

장 후세인 차장은 “어제(라마단 첫날)는 사람들이 이런 시스템이 있는지 몰라서 많지 않았지만 오늘 저녁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무슬림들은 온종일 단식하다가 저녁이 돼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아잔이 울리면 물, 대추야자, 바나나 등으로 간단하게 단식을 깬다. 무슬림들은 저녁 예배를 드린 후 본격적으로 이프타르 만찬을 즐긴다.

서울중앙성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인근의 파키스탄, 이집트, 우즈베키스탄, 인도 식당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신자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이프타르 만찬을 대신해왔다. 장 후세인 차장은 “라마단 달이면 식사도 (같이)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되고 어쩔 수 없이 밖에서 (쿠폰을) 배포해야 했다”며 “거리두기로 여러 가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5일 서울 용산구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에서 라마단 셋째 날 금식을 마친 무슬림들이 이프타르를 함께 하고 있다. ‘이프타르’는 ‘금식을 깬다’라는 뜻으로서 라마단 기간 중 매일 일몰 이후 하루의 단식을 마치고 하는 첫 식사를 뜻한다. ⓒ천지일보 2023.03.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5일 서울 용산구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에서 라마단 셋째 날 금식을 마친 무슬림들이 이프타르를 함께 하고 있다. ‘이프타르’는 ‘금식을 깬다’라는 뜻으로서 라마단 기간 중 매일 일몰 이후 하루의 단식을 마치고 하는 첫 식사를 뜻한다. ⓒ천지일보 2023.03.25.

한편 국내 무슬림들은 라마단 시작일을 가장 가까운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의 발표에 따른다. 서울중앙성원에 따르면 라마단 기간이 다가오면 주한말레이시아대사관 직원이 성원을 직접 방문해 말레이시아 뉴스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라마단 시작일을 알려준다. 성원은 라마단 시작일이 발표되면 전국에 있는 이맘(이슬람 지도자)들에게 이를 알린다.

라마단은 한 달가량 지속된다. 무슬림들은 라마단이 마치면 이드 알 피트르 축제를 열어 금식 기간이 무사히 끝났음을 기념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