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검수완박법 권한쟁의심판
與 권한쟁의 청구 일부 인용
“법사위 과정서 심의권 침해”
“본회의 가결은 문제 없다”
“수사·소추, 검찰 전속 아냐”
법무부·검찰 청구 각하 결정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선고일인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재판관들과 함께 법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3.03.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선고일인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재판관들과 함께 법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3.03.23.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라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과정에서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는 국민의힘 청구를 헌법재판소가 일부 인용했다. 그러나 법률의 무효확인 청구는 기각했다. 

헌법·법률에 의해 부여된 검사의 수사·소추권과 법무부 장관이 관장하는 검사의 수사·소추권을 침해한다며 청구한 권한쟁의심판도 각하했다. 이에 따라 검수완박법안은 그대로 효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선 심의권 침해… 법률은 유지”

헌재는 23일 오후 헌재 대심판정에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 등이 국회를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5대 4의 의견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가결 선포 행위가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해당 법의 국회 본회의 가결 행위에 대해선 국회법 위반이 없어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고 볼 수 없다고 기각했다.

특히 해당 법률안의 무효확인청구에 대해선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기각하며 법사위 가결과 본회의 가결이 모두 문제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헌재는 “법사위 위원장은 회의 주재자의 중립적인 지위에서 벗어나 조정위원회에 관해 미리 가결의 조건을 만들어 실질적인 조정심사 없이 조정안이 의결되도록 했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토론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법사위 가결 행위가 의원의 심의·의결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 정도가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전면 차단돼 의회주의 이념에 입각한 국회의 기능을 형해화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국회의 형성권 존중해 무효확인청구를 기각한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선고일인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재판관들과 함께 법정으로 입장,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3.03.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선고일인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재판관들과 함께 법정으로 입장,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3.03.23.

민 의원의 조정위원 선임이 타당한지를 두고는 “조정위원을 선임할 당시 민 의원을 탈당해 무소속 법사위원이었으므로 제1교섭단체에 속하지 않은 조정위원으로 선임되는 데 국회법상 아무런 제한이 없었다”며 “민 의원의 탈당은 의원 개인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자율적인 결정”이라고 봤다.

본회의 통과에 대해선 “헌법과 국회법에 회기의 하한에 관한 규정이 없으므로 짧은 회기라고 해 위헌·위법한 회기로 볼 수 없고, 적법하게 결정된 회기가 종료돼 무제한토론이 종결됐으므로, 무제한토론권한이 침해됐다고 볼 수 없다”며 권한침해확인청구와 무효확인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특히 “청구인들은 모두 본회의에서 출석해 법률안 심의·표결에 참여할 권리를 보장받았고, 실제 출석해 이 사건 개정법률안·수정안에 대한 법률안 심의·표결에 참여했다”며 “유상범 의원이 397회 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 출석하지 않았으나, 이는 출석기회를 보장받고도 스스로 출석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 사건 가결선포행위가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선고일인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재판관들과 함께 법정으로 입장,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3.03.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선고일인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재판관들과 함께 법정으로 입장,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3.03.23.

◆ “수사·소추권, 검찰 독자·배타적 부여 안 돼”

한동훈 장관과 검찰의 청구에 대해서도 재판관 5대 4의 의견으로 각하하기로 했다.

한 장관의 청구에 대해 헌재는 “이 사건 법률개정행위는 검사의 권한을 일부 제한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으므로 수사권·소추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하지 않는 법무부 장관은 청구인적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검사들의 청구에 대해서도 “국회가 입법사항인 수사권 및 소추권의 일부를 행정부에 속하는 국가기관 사이에서 조정 배분하도록 법률을 개정한 것으로 검사들의 헌법상 권한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번 권한쟁의청구에선 헌법상 검사의 권한도 쟁점이었다. 헌재는 “수사권·소추권이 행정부 중 어느 ‘특정 국가기관’에 전속적으로 부여된 것으로 해석할 헌법상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헌재는 1997년과 2008년, 2019년, 2021년 결정을 통해 “행정부 내에서 수사권 및 소추권의 구체적인 조정·배분은 헌법사항이 아닌 ‘입법사항’이므로, 헌법이 수사권 및 소추권을 행정부 내의 특정 국가기관에 독점적·배타적으로 부여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복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또 헌재는 “헌법은 검사의 수사권에 대해 침묵하므로 입법자로서는 영장신청권자인 검사에게 직접 수사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입법형성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영장신청의 신속성·효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수사기관의 강제수사 남용 가능성을 통제하도록 하는 취지에서 영장신청권이 헌법에 도입된 것으로 해석되므로, 헌법상 검사의 영장신청권 조항에서 ‘헌법상 검사의 수사권’까지 논리필연적으로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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