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이 파산했다. 한국은 국제금융 위기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

미국에서 자산 270조원, 16위 실리콘밸리은행이 단 이틀 만에 파산했다. 채권 투자로 2조원 손실을 봤다는 공시가 나가자마자 자산에 대한 불안을 느낀 미국인들이 단 하루 만에 55조원을 인출했다. 유동성 부족으로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한 것이다.

이와 함께 가상화폐 거래를 많이 했던 뉴욕 시그너처 은행도 파산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서 채권 투자로 손실을 본 크레디트스위스은행도 파산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은 특히 본인들의 자산을 중심으로 발행한 코코펀드 채권 20조원이 상각 처리 되면서 0원으로 전액손실 처리됐다. 채권 뱅크런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식보다 튼튼하다고 알려진 채권이 하루아침에 휴지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 세계에서 원화가 결제되는 비율이 0.1%로 세계 30위권이다. 한국 정부는 전 세계 달러 품귀에 대비해 한일 통화스와프와 한미 통화스와프도 맺어야 한다. 국제 금융에 달러가 부족하게 되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이 바로 한국이다.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4100억 달러로 GDP 대비 21%다. 너무 낮다. 언제든지 한국에서도 금융 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

2023년 기준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에서 외환 위기가 발생했으며, 아르헨티나는 12번째 IMF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외환위기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은 스위스 1위 금융기관인 UBS에 매각됐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추가적인 출자를 거부하게 되면서 매각됐다. 미국 지방은행도 파산의 위험이 이어지게 되면서, 워런 버핏과 미국 정부가 만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워런 버핏은 50억 달러를 은행에 예치하면서 금융위기를 극복했다.

실리콘밸리은행과 크레딧스위스은행의 파산이 한국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 양 기관에서 1000억원이 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국제 금융을 더욱 육성해야 한다. 현재 국내 1위 KB국민은행의 시가총액은 20조원으로, 미국의 JP모건 은행 500조원의 5% 정도다. 정부가 제조업만 육성하고 사람 신체의 피에 해당하는 금융을 육성하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한국 정부는 금융기관을 대형화하고 육성해 GDP 세계 9위에 걸맞은 금융기관을 키워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95%로 세계 1위다. 한국은 통신인프라, 전자정부 등 4차 산업혁명에서 1위이다. 우리 국민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단연 세계 1위다. 온라인 쇼핑의 90%와 은행 업무 90%가 스마트폰으로 이뤄진다. 언제 어디서나 금융기관에서 돈을 인출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은행 뱅크런을 하려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걸렸지만, 지금은 은행에 대한 소문이 나면 순식간에 돈을 인출해 버리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은행과 뉴욕 시그너처 은행도 스마트폰 뱅크런으로 순식간에 파산했다. 미국의 연준과 바이든 정부는 은행에 예금된 고객 돈은 100% 안전하다고 안심시켰다.

우리나라의 예금자 보호 한도는 5000만원이다. 미국의 예금자 보호 한도는 3억 2000만원이다. 한국에서도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면, 스마트폰 뱅크런을 통해 순식간에 은행이 파산할 수 있다.

정부도 세계 1위 스마트폰 보급률과 통신 인프라를 갖춘 한국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금융기관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예금자 보호한도 금액도 1억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정부는 금융기관 건전성을 다시 확인해 국제금융위기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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