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일가 비리 폭로 파문
비자금 의혹 관련 검찰 고발
전씨 언급한 지인도 조사 중

전우원씨 인스타그램 캡쳐
전우원씨 인스타그램 캡쳐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에 대한 마약 투약 등 범죄 의혹을 놓고 경찰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날 전우원씨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해 “현재 입건 전 조사 상태로 현지 주재관을 통해 대상자 안전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전우원씨가 폭로한 내용 중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언급된 주변인들에 대해서도 SNS 계정 압수수색검증영장을 신청하는 등 신원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전우원씨의 지인 수사와 관련해 “일부는 인적 사항이 확인됐다”면서 “전씨가 언급한 지인들이 누구인지를 우선 확인하는 차원에서 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우원씨의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제기된 의혹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작업 중”이라면서 “필요하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의 비리 폭로와 관련해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폭로 내용에 대한 진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서민위는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84) 여사를 비롯해 아들 재국·재용·재만씨와 딸 효선씨 등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과 강제집행면탈·업무방해 혐의로 전날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민위는 “폭로의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검찰은 전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신변 보호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에 체류 중인 전우원씨는 지난 13일부터 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하고 본인과 지인들이 마약사범이자 성범죄자라고 주장했다. 17일(한국시간) 오전에는 유튜브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 도중 마약을 투약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또한 전우원씨는 가족·지인들의 영상을 다수 올리면서 “전 제 할아버지가 학살자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는 우리나라를 지킨 영웅이 아니라 범죄자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전우원씨는 자신의 부친이 미국에 숨겨진 비자금을 사용해 한국에서 전도사라며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고 작은아버지이자 전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 전재만씨가 운영하는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이너리에 대해서도 “검은돈의 냄새가 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우원씨 자신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전재용씨의 아들임을 입증하기 위해 운전면허증과 등본을 올리기도 했다. 자녀와 손자들이 전 전 대통령의 유산 상속을 포기했다는 서류도 영상으로 공개했다.

전우원씨는 고령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스크린 골프장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는 영상도 공개했다. 전우원씨는 이 여성이 이순자 여사이며, 전 대통령 연희동 자택 내부에 스크린 골프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뿐 아니라 지인 다수의 실명과 사진·프로필 등을 공개한 뒤 이들이 마약을 하고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도 펼쳤다.

전우원씨는 자신 역시 범죄자라며 “과거 저의 죄와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었다. 지난해 1월부터 우울증, ADHD 진단을 받고 병원 진료를 받다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서 나와 지금 몇 달간 일을 잘했다”며 “제 가족들이 저의 정신과 치료 기록을 이용하면서 ‘미친X’ 프레임을 씌울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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