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도발 이후 사흘만

800여㎞ 비행후 동해 탄착

정찰위성 연관성에도 주목

美B-1B, 한미와 공중연합훈련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출처: 연합뉴스)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19일 이번에는 동창리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쏜지 사흘만에 또 도발에 나선 것인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언한대로 현재 실시 중인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반발성 무력시위를 이어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합참 “北, 동해상 SRBM 1발 발사”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5분께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800여㎞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고, 군은 미사일 기종과 비행거리 등 자세한 제원을 분석 중이다. 군 안팎에선 미사일의 사거리로 미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동창리 일대는 서해위성발사장이 있는 곳으로 작년 12월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시험’을 했다며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궤적의 미사일을 발사했던 터라 연관성이 있을지 주목을 받는다.

실제로 당시 북한은 올해 4월까지 정찰위성 발사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했고, 지난 6일에는 국가우주개발국이 위성운반로켓용 대출력 엔진 개발 성공으로 각종 위성을 궤도에 올릴 담보가 마련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흘 전인 16일에는 ICBM 화성-17형 탄두부에 카메라를 장착해 촬영했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지구 사진을 공개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군은 북한의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즉각 중단하라고 북한에 촉구했다.

◆北잇단 도발 배경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에 반발 성격으로 관측되는데, FS 본 연습 전부터 최근까지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11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전쟁억제력을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들을 결정했다”고 언급한 이후 잇달아 계속 맞불을 놓고 있다.

지난 9일에는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6발을 쏴 올렸고, FS 본 연습 시작 하루 전인 12일에는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SLCM) 2발로, 14일에는 SRBM 2발로 무력시위를 감행했다.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16일에는 ICBM 화성-17형을 고각으로 발사하며 위협 수위를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게다가 북한은 연합연습을 ‘북침전쟁 준비’로 규정하고 남포 일대, 신포 인근 해상, 황해남도 장연, 동창리 인근 등으로 시간과 장소를 매번 달리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한미 당국의 방어 및 대비 태세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탐지망에 혼선을 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앞으로 도발 수위를 한층 높여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어떤 형태가 될지 알 순 없지만 일각에선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ICBM 정상 각도(30∼45도) 최대 사거리 발사 등으로 도발 수위를 차츰 높여갈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또 추가 핵실험 카드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 16일 ICBM 발사를 현지지도하면서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이 지속되고 확대될수록 저들에게 다가오는 돌이킬 수 없는 위협이 엄중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만들 것”이라고 언급 연합연습에 대응한 군사적 조치가 계속될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美전략폭격기 B-1B 한반도 재전개

이런 가운데 이른바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16일만에 다시 한반도를 찾아 대북 억제력을 과시했다.

국방부는 전반기 한미 연합연습 7일차인 이날 미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한 가운데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공중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훈련에는 우리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와 미 공군 F-16 전투기도 참가했다.

B-1B의 한반도 전개는 이달 3일 서해와 중부내륙 상공에서 연합공중훈련에 나선지 16일 만이자 북한이 ICBM 화성-17형을 발사한지 사흘만이다. 최근 잇단 북한 도발에 대한 억제 차원이라는 관측이다.

국방부는 “한미는 이번 훈련을 통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와 ‘확장억제의 행동화’를 현시하는 한편 한미 공군의 상호운용성과 신속대응전력의 전개능력, 그리고 전시 강력한 전략적 타격 능력을 크게 강화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북한의 지속적인 역내 불안정 야기에 맞서 최상의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동맹의 굳건한 능력과 태세를 바탕으로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고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는 지난 13일 0시를 기해 올해 전반기 ‘자유의방패’라는 이름이 붙여진 연합연습에 돌입했다. 연합연습은 오는 23일까지 11일간 중단 없이 연속해서 진행된다. 연습 기간에는 연합상륙훈련 등 과거 독수리연습 수준으로 확대된 대규모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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