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시위 촉발한 여성 아미니 그림이 실린 잡지(출처: AFP, 연합뉴스)
이란 히잡시위 촉발한 여성 아미니 그림이 실린 잡지(출처: AF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16일로 이란에서 히잡을 미착용한 혐의로 체포된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의문사를 당한 지 6개월이 됐다. 이란은 6개월 사이 많은 변화가 감지된다. 반정부 시위가 끊이질 않았고,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거리를 누비는 여성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독가스 테러도 일어났다. 

지난해 9월 아미니는 경찰서에 체포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서 사흘간 지냈으며 이후 숨졌다. 경찰은 기저질환을 사망 이유로 밝혔지만, 유족은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란은 물론 전 세계 도시에서 반이란 시위가 벌어졌다. SNS를 중심으로 이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촉구하는 국제사회 규탄 목소리가 확산했다. 프랑스 등 유명 배우들도 지지 목소리를 냈다.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위 배경에는 어려운 경제환경과 정치적 자유제한 등 복합적으로 맞물렸지만, 아미니 사건이 기폭제가 된 것은 사실이다. 시위대들은 아미니 사진과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로 몰려나가 변화를 촉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시위에 참가한 대부분은 젊은 층이었다. 시위와 관련해 이란 경찰이 체포한 시민은 2만명에 달한다. 최소 500명이 시위로 목숨을 잃었다. 시위대 중 4명은 이란 당국에 의해 보안군 공격 혐의로 처형을 당했다. 시위가 거세지자 이란 정부는 시위 배후 세력으로 미국을 지목하는 등 외부로 시선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은 막지 못했다. 한 이란 여대생은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에 히잡을 쓰지 않고 다닌 지 몇 개월 됐다고 밝히며 남자 교수가 수업을 진행할 때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히잡 착용을 강제하는 분위기도 상당 부분 완화가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바람에 부작용도 생겼다. 이란에서 최근 3개월 새 여학교 200곳에서 유독가스 테러가 발생해 수천명의 여학생이 가스에 중독 되는 등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당국은 용의자로 110명을 체포했다. 유네스 파나히 보건부 차관은 독가스 공격이 이란 여학생의 교육 자체를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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