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호화청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청사의 에너지 낭비 실태를 강한 어조로 비판하면서 공공 부문이 에너지 절약을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호화청사를 지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을 겨냥해 “올해 지방선거에서 심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1일 열린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에서 청사 외부를 유리로 장식하거나 내부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지자체를 언급하면서 “호화청사를 뜯어고쳐서라도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이 행정안전부 정창섭 제1차관을 통해 알려졌다.

당초 이날 업무보고에 행정안전부는 참여 대상이 아니었지만 이 대통령이 직접 이달곤 행안부 장관의 참석을 지시했고, 이 장관의 일정 때문에 정 제1차관이 대신 참석해 이 장관 대신 문책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구청 건물을 쓸데없이 오페라 공연장처럼 로비 천장을 높게 짓고 유리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며 “지금 건물로는 에너지 절약이 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식경제부가 2010~12년 공공부문 에너지 사용량을 매년 3%씩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보고한 데 대해 “너무 약하다”며 “행정 편의주의적, 관료적 발상”이라고 질책하면서 “기존의 관료적 발상을 바꿔 1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지 않으면 실천이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공무원이 너무 안일하다”며 “공무원이 먼저 솔선수범해 가야한다”면서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탄소배출 감축 행동과 관련해 강조한 ‘나부터(Me First)’ 운동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지방자치단체 건물을 보면 설계단계부터 에너지 절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정부가 근본부터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이 따라올 것이다. 획기적인 변화를 선도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