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경산수화 시원 양식 유추
고려 후기 불상도 보물 지정 예고

독서당계회도 가운데 그림 부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3.14.
독서당계회도 가운데 그림 부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3.14.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500년전 조선 관료들의 모임이 그려진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가 보물로 지정된다.

1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보물로 지정 예고되는 조선 중종대 계회 그림인 ‘독서당계회도’는 1516년부터 1530년까지 독서당에서 사가독서를 했던 현직 관료들의 모임을 기념해 그린 작품이다.

계회(契會)는 하단 좌목(座目)에 언급된 인물들의 관직을 ‘조선왕조실록’ 및 각종 문집에서 확인한 결과 1531(중종 26)년경에 열린 것으로 여겨짐에 따라 이 그림도 당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독서당계회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3.14.
독서당계회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3.14.

한 폭의 족자 형태로 꾸며진 ‘독서당계회도’는 화면 맨 위에 ‘독서당계회도’라는 제목이 한자의 대표 서체 중 하나인 전서체로 적혀있다. 가운데 그림은 두모포(豆毛浦) 일대의 자연 풍광과 사가독서의 공간이었던 독서당, 사가독서했던 주인공들이 한강에서 뱃놀이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먹을 위주로 하여 묘사한 산수는 조선 전기 화가 안견의 화풍을 추종한 산수화 유파인 안견파(安堅派)의 화풍을 잘 보여준다. 또 멀리 있는 산은 남동석을 원료로 한 석청 안료를 사용해 짙은 청색으로 표현한 조선 전기의 귀중한 예이다.

문화재청은 “이 작품은 지난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에서 환수했다”며 “보물로 지정된 계회도 13점과 비교해 두 번째로 제작된 작품이지만, 후대 제작된 계회도의 전형적인 형식인 상단 표제·중단 그림·하단 좌목 형태로는 제작 시기가 가장 앞서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상상 속의 이상적 풍경을 그린 그림이자 조선 초기에 성행한 관념산수화와는 다르게 실제 한강 주변의 풍경을 그린 실경산수화의 시원 양식을 유추케 한다는 점 등에서 역사적,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安城 靑龍寺 金銅觀音菩薩坐像)’ ‘수능엄경의해 권9~15(首楞嚴經義海 卷9~15)’ ‘이항복 해서 천자문(李恒福 楷書 千字文)’ 등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3.14.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3.14.

이 가운데 ‘안성 청룡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은 고려 후기(14세기)에 제작된 보살상으로,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통견을 입었으며 대좌 위에 완전히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결가부좌를 하고 있다. 오른손은 들고 왼손은 내려 각각 검지와 중지를 맞댄 설법인(說法印)의 수인(手印)을 하고 있다.

‘이항복 해서 천자문’은 1607(선조 40)년 이항복이 손자 이시중의 교육을 위해 직접 써서 내려준 천자문이다. 천자문은 총 126면의 분량으로, 본문 125면과 발문 1면으로 구성돼 있다.

이항복 해서 천자문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3.14.
이항복 해서 천자문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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