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 4~13일 9일 일정 폐막
美 중심 국제질서 도전 천명
5% 성장 위한 안전운행 예고
핵심기술 돌파구 마련 박차

시진핑 국가주석은 시진핑 3기 내각인 국무원에 측근인 리창 총리와 딩쉐샹·허리펑·장궈칭·류궈중 부총리 등을 올리며 1인 절대권력의 위상을 강화했다. 이러한 조직 개편은 개혁개방 이후 시진핑 주석 집권 이전까지 이어졌던 당정분리의 시대는 끝을 내고, ‘당정융합’ 시대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중국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사진은 10일 중국 제14기 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3차 전체회의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입장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출처:연합뉴스)
시진핑 국가주석은 시진핑 3기 내각인 국무원에 측근인 리창 총리와 딩쉐샹·허리펑·장궈칭·류궈중 부총리 등을 올리며 1인 절대권력의 위상을 강화했다. 이러한 조직 개편은 개혁개방 이후 시진핑 주석 집권 이전까지 이어졌던 당정분리의 시대는 끝을 내고, ‘당정융합’ 시대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중국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사진은 10일 중국 제14기 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3차 전체회의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입장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출처: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당정융합’ 시대를 예고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3기의 공식 출범을 알린 중국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3일 폐막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자신의 3연임(총 집권 기간 15년)은 물론 국가 고위직에 측근들을 대거 전진 배치하고 행정부 위에 당 위원회를 설립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내각인 국무원에 측근인 리창 총리와 딩쉐샹·허리펑·장궈칭·류궈중 부총리 등으로 수뇌부를 물갈이하며 1인 절대권력의 위상을 강화했다. 이러한 조직 개편은 개혁개방 이후 시진핑 주석 집권 이전까지 이어졌던 당정분리의 시대는 끝을 내고, ‘당정융합’ 시대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이는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세계 패권 경쟁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국가주석)-리창(총리)’ 체제를 출범시킨 올해 중국 ‘양회’는 미국이 주도하는 현재의 국제질서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양회 기간인 지난 7일 친강 외교부장(국무위원 겸임)은 취임 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 행사의 일환으로 중국의 외교정책 기조를 천명한 회견에서 “만약 미국 측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폭주하면 (중략) 필연적으로 충돌과 대항에 빠져들 것”이라며 직설적으로 미국에 경고했다. 또 중러 간의 무역에서 달러화와 유로화 사용을 배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사용하기 쉽고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화폐를 사용하면 된다. 국제통화가 독자 제재에 쓰는 비장의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뿐 아니라 양회 기간에 중국은 자국의 주요 석유 수입처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대표를 불러 두 나라의 국교 정상화를 중재했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중러 간 거래를 포함한 국제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을 늘림으로써 미국의 지정학적 패권뿐 아니라 달러 패권에도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공세 맞서 과학기술 ‘사력’

‘위드 코로나’ 원년인 올해 시진핑 3기 체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 안팎’ 목표를 제시하며 5년 여정을 시작했다. 지난 5일 국무원 총리는 전인대 개막식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면서 ‘안정 속 성장’을 내세우며 소비의 회복·확대를 통한 내수 진작을 강조하고, 민간경제와 플랫폼 경제의 발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고강도 견제에 맞서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려야 하는 시진핑 3기의 보수적 접근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번 양회에서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과학기술 자립·자강이었다. 국무원은 7일 기구개편 방안을 설명하면서 당 기구인 중앙과학기술위원회가 신설될 것이라며 과학기술 부문에 대한 ‘집중통일영도’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 주석이 직접 과학기술 부문을 챙기겠다는 의미이다.

시 주석은 5일 전인대 장쑤성 대표단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우리가 예정대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전면적으로 건설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과학기술의 자립과 자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국가 실험실을 잘 건설·관리·운용해 자주적·독창적 혁신을 강화하고,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과 자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과학기술 자립·자강 강조는 미국의 공급망 배제 압박에 맞서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자체적 외교력과 경제 압박 카드만으로는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탈동조화) 공세를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듯 중국은 자체 기술 돌파구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

◆국방비 증액폭 3년 연속 상승

중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제시한 가운데 중국의 연간 국방예산은 2023년에 7.2% 증액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전인대 제14기 1차 회의 개막식에서 행한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계획된 국방 지출은 1조 5537억 위안(한화 약 293조원)으로 설정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방예산의 전년 대비 증액률은 2019년 7.5%에서 2020년 6.6%로 하락한 뒤 2021년 6.8%, 2022년 7.1%로 잇따라 상승했다. 2021년부터 증액률이 3년 연속 전년 대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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