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대 기간 시진핑 3기 뒷받침할 제도 정비

리커창 총리 퇴장… 시진핑 1인 체제 강화 상징

(베이징=연합뉴스) 5일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가 개막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이 입장하고 있다. 2023.3.5 .
(베이징=연합뉴스) 5일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가 개막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이 입장하고 있다. 2023.3.5 .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가 전날 정협 개막식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간 가운데 5일에는 전인대가 베이징에서 본격 개막했다.

전인대는 이번 회기 동안 시진핑 주석에 대한 국가 주석과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3연임을 확정하고 총리와 부총리, 국가 부주석,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도 새롭게 선출하는 만큼 주목을 받는다.

◆中양회, 시진핑 10일 국가주석 선출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시 주석의 국가 주석 3연임이 확정되는 날인데, 이날 양회 프레스센터는 전인대가 오는 10일 제3차 전체회의를 열고 시 주석을 국가 주석과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선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상은 전인대 대표들이 투표를 통해서 국가 주석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결정하는 형식이지만, 당이 모든 기구의 가장 상위에 있는 중국의 정치 체제 특성상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관전 포인트는 당선 여부가 아니라 만장일치 여부다. 시 주석은 5년 전 2018년 전인대 대표 2970명이 참석한 표결에서 만장일치로 국가 주석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재선출됐고, 처음 국가 주석에 선출된 2013년 투표에서는 찬성 2952표에 반대 1표, 기권 3표가 나온 바 있다.

이번 전인대 기간 시진핑 집권 3기 체제의 국정 운영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각종 조치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국무원이 맡던 홍콩 관련 업무를 당으로 넘기고 공안·사법·대테러·방첩 등을 관장하는 당 기구를 설치하는 등 당의 국정 장악을 높이는 방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 분야에서는 더이상 제로 코로나가 아닌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질적 성장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한편 소비 및 내수 진작, 민간기업 및 플랫폼 기업 중시 기조 등 구체적인 조치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외적인 부문으로는 미중 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양상이라 이번 양회를 계기로 강한 중국 노선을 더욱 가속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무엇보다 국방 예산 증가 폭이 얼마나 될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국가 부주석‧전인대 상무위원장도 확정

10일은 국가 주석과 함께 정부 주요 인사인 국가 부주석과 전인대 상무위원장도 선출된다. 국가 부주석에는 한정 전 상무위원이 내정됐고,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리잔수 상무위원이 맡게 될 예정이다.

다음날인 11일 제4차 전체회의에서는 리커창 현 총리의 후임을 결정하는 투표가 진행된다. 총리에는 중국 공산당 서열 2위 리창 상무위원이 내정된 상태다. 10년 임기 내내 ‘실권 없는 총리’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던 리 총리는 이날 전인대 14기 1차회의 개막식 정부 업무보고를 끝으로 사실상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리 총리의 퇴장은 시 주석 1인 통치 시대의 강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특히 시 주석이 지난해 제20차 당 대회에서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6명을 모두 자신의 측근 그룹인 ‘시자쥔’으로 채우면서 공청단 등 사실상 당내 다른 계파가 완전한 몰락에 접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리 총리가 2018년 투표에서 반대 2표·기권 0표, 앞서 2013년 투표에서 반대 3표·기권 6표를 얻었는데, 시 주석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리창 상무위원에 대한 지지가 리 총리보다 높을지가 관심거리다.

리창 상무위원은 상하이 당서기를 지내다 지난해 당 대회에서 예상을 깨고 파격적으로 권력 서열 2위에 오른 인물이다. 이번 양회에서도 통상 부총리를 거쳐 총리에 오르는 관례를 깨고 국무원 총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12일 제5차 전체회의를 열어 부총리 등을 확정한 뒤 13일 폐막식과 함께 9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전인대 등 양회가 끝나면 집권 1기와 2기에 이어 3기에도 중국 공산당 총서기, 국가 주석, 군사위 주석을 독차지하며 명실공히 ‘삼박자’를 갖춘 시진핑 절대 권력의 시대를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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