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상 18년 만에 처음
1조弗 무관세 시장 열린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반도체·MRI 등 주요 IT 관련 제품 201개 품목에 대한 무관세화 협상이 타결됐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는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한국ㆍ미국ㆍ일본ㆍ중국ㆍ유럽연합(EU)ㆍ대만 등 52개국 대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정보기술협정(ITA) 확대 협상 전체회의를 열어 기존 무관세 품목인 컴퓨터·휴대전화 등에 201개 IT 관련 품목을 추가하기로 합의했다.

ITA는 지난 1996년 WTO 회원국들이 컴퓨터, 반도체, 통신장비 등 주요 IT제품 및 부품 203개 품목에 관세를 없애기로 한 다자간 협정으로 1997년부터 발효됐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는 무관세 적용이 돼 왔으나, 시대 변화와 IT기술 발전 등을 반영하기 위한 관세철폐 품목 확대를 위해 2012년부터 ITA 확대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번에 201개 품목 리스트를 최종적으로 확정한 것은 WTO 역사상 18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관세폐기 협상이 타결됐다는 의미로 다자무역체제로서의 WTO 기능이 아직 건재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ITA 적용대상 확대가 최종 합의되면 관세가 면제되는 IT제품 수가 기존 140개에서 200개로 늘어난다. 이번 협상 타결로 전 세계 IT 관련 제품의 연간 세계 교역량인 4조 달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조 달러 규모의 IT 제품 시장이 무관세 적용을 받게 된다.

이번에 무관세 대상에 추가된 품목은 반도체와 MRI를 비롯해 위성위치확인 시스템(GPS) 장비, 프린터 잉크 카트리지, 셋톱박스, TV카메라, 비디오카메라리코더, 헤드폰·이어폰, 카 스테레오, 초음파 영상진단기, 심전계, 광학현미경 등 세계관세기구(WCO)가 정한 품목세번(HS;6단위) 기준 201개 품목이다.

ITA 확대협정 타결로 관세 철폐뿐만 아니라 IT부품 원산지 증명이 면제됨에 따라 IT 관련 제품의 교역이 많이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ITA 확대로 전 세계 IT 무역액이 8천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IT 관세철폐 품목 확대로 1000억 달러 이상의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되며 TV, 카메라, 라디오, 모니터 부품, 광학용품 등의 수출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한·중 FTA에서 제외됐던 26개 품목이 이번 ITA 무관세화 품목에 포함되는 등 총 94개 품목에서 한·중 FTA보다 빨리 관세가 철폐돼 중국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은 당초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2차 전지 등은 중국 등의 강력한 반대로 품목리스트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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