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원불교‧천주교‧개신교
보신각서 종단별 추모 예식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고(故) 변희수 하사 2주기를 맞아 4대 종단이 추모 기도회를 열었다.
지난 27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변희수 하사 2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종교인과 시민 15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멈추지 않을 꿈 우리가 이어갈 용기’라고 쓴 보랏빛 현수막을 바라보고 앉았다. 현수막 속 변희수 하사는 꽃과 함께 환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이날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조계종 사노위), 원불교 인권위원회, 천주교 인권위원회,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무지개예수 등 불교‧원불교‧천주교‧개신교 4대 종단은 변희수 하사 2주기 추모 기도회를 열었다. 각 종단에서 나와 추모 예식을 하는 동안 기도회 참석자들은 함께 묵념하고 두 손 모아 기도했다.
조계종 사노위 시경스님은 “변희수 하사가 자랑스러워하고 너무도 좋아했던 군으로부터 강제 전역한 뒤 돌아가신 지 2년”이라며 애도했다.
시경스님은 “군은 변희수 하사의 사망을 일반 사망으로 결정해 또 한 번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시경스님은 “자신들의 위법 행위를 끊임없이 덮으려는 시도”라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경스님은 “조계종 사노위는 성 소수자의 완전한 해방을 위해 끝까지 투쟁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원불교 인권위원회는 경종을 10번 울린 뒤 추모 기도를 시작했다. 원불교 인권위원회는 축원문 낭독에서 “그(변희수 하사)가 바라왔던 차별 없는 세상, 모두가 서로를 부처로 모시는 세상이 결국은 오게 될 것을 믿는다”며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더욱더 크게 노래를 부르고 더욱더 멀리 행동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인권위원회 소속 한 사제는 “변희수 하사는 가톨릭 신자였다”며 “저희로서는 더욱더 가슴 아프고 슬프다”고 말했다. 이 사제는 “변희수 하사가 못 이룬 여러 가지 꿈과 희망과 아픔을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모두의교회 P.U.B 고상균 목사는 “변희수 하사에 대해 이성의 중심적 사고에 갇힌 채 혐오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은 그가 군인이 될 수 없다고 했고 이상한 사람이라 손가락질했다”고 말했다.
고상균 목사는 “그(변희수 하사)를 그 자체로 소중한 사람임을 인식하는 이들은 그이가 누구보다 훌륭한 군인이었으며 자신의 성 정체성과 지향성을 향한 여정을 용감하게 살아갔던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