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주주총회 소집결의 공시
이 회장 등기이사 안건 미포함
‘사법 리스크’ 우려에 미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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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2.03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미뤄졌다.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미등기임원 직위를 유지하게 됐다. 현재 진행 중인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관련 재판 등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하게 등기임원으로 복귀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정기 주주총회 상정 안건과 소집일 등을 논의한 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주총회소집결의를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5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정기 주총을 열기로 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다음달 17일로 등기 임기가 만료되는 한종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재용 회장은 앞서 부회장이던 지난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부친인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비자금 특검 수사로 전격 퇴진한 이후 8년 6개월 만에 등기이사직을 맡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며 2019년 10월 재선임 안건을 따로 상정하지 않고 임기가 만료돼 현재까지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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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천지일보DB

◆4대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임원’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재용 회장이 유일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모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이재용 회장도 등기임원에 올라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작년 10월 27일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재용 회장의 승진 안건을 의결한 이유로 책임 경영 강화와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제시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은 책임 경영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도 사법 리스크 등을 고려해 등기임원 복귀 시점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은 현재 매주 목요일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에, 3주 간격으로 금요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당시에도 사법 리스크를 고려해 사내이사를 연임하지 않았던 점에 비춰 보면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하게 등기임원 복귀를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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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OLED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3.02.07

◆내달 5일부터 전자투표 개시

삼성전자 주주들은 다음달 5일 오전 9시부터 14일 오후 5시까지 전자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했다.

별도로 마련된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중계 참여를 신청하고 안건별 질문도 등록할 수 있다. 신청한 주주들은 주총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질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차원에서 종이 질감을 위해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 이하 주주 대상 우편물(주총 참석장·소집통지서·주주통신문)을 전자공시시스템의 전자공고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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