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회복에 수출 청신호, 물가 안정세로 체감경기 상승 기대


◆올해 경제성장률 평균 4%대

각 경제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4%대를 기록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이는 올해 소득여건 개선, 소비와 수출의 회복, 투자 확대 기대에 따른 것이다.

특히, 산업연구원은 다른 기관들보다 경제성장률 수치를 높게 잡았다. 산업연구원은 “회복속도는 지난해보다 둔화되겠으나 2008년 상반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경제가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기저효과를 제외한 실제 회복속도나 체감 회복추이는 훨씬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보다 정부 경기부양 효과가 축소되며, 이를 보완할 만큼 내수가 회복되지 못해 경기상승세가 점차 둔화된다는 것이 기관들의 평가다.

상반기에는 경기부양효과가 지속되며 세계경제 회복세에 따른 수출회복으로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보다 약 0.9% 올라 6.0%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하반기에는 내수 확대 폭이 축소되면서 경제성장률은 작년보다 0.6% 상승해 2%대 후반으로 상반기에 비해 상승폭이 좁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가 전망, 3% 안팎 상승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2%대 후반으로 유가 및 환율 하락, 경기침체 등의 영향을 받아 전년(4.7%)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국제 원유 및 원자재 가격 등 해외요인이 물가상승압력 결정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 내외로 예측된다.

기획재정부는 “유가 등에 민감한 일부 품목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나 다른 품목 가격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부문별 물가전망을 살펴보면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외식부문 등은 가격 상승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에너지 수요관리를 위해 요금조정이 필요한 공공요금과 지난해 동결됐던 대학등록금 등은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집세는 당분간 현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소비 4% 예상

소비심리 개선과 정부의 자동차 세제지원 등으로 작년 초부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민간소비 부문은 올해 4% 내외의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소득여건이 개선되고 소비심리도 안정되면서 민간소비는 연간 4%대 초반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다만 교역조건 악화, 가계대출 부담 등은 민간소비 회복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자동차 세제지원이 2009년 연말에 종료돼 2010년 자동차 구입을 비롯한 구매력이 축소될 전망”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민간소비 회복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시장은 완만히 상승

지난해 시행됐던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은행자본확충, 정책금리 인하 등의 정부 정책으로 빠르게 안정을 되찾은 금융시장은 경기회복세를 바탕으로 올해 역시 완만한 상승률을 보일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현행 2.0%인 정책금리를 연말까지 약 1% 포인트 남짓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금리가 오르지만 금융시장의 개선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국고채 등의 시중금리가 정책금리 인상기대와 경기회복을 이미 반영하고 있어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황 수석연구원은 “상반기에는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서 명목 경제성장률이 높아져 현재 5% 중반대인 시중금리가 6%대로 상승할 것”이라며 “그러나 하반기에는 경기회복 둔화 및 채권발행 규모 축소로 금리가 소폭 하락할 것”으로 평가했다.

◆부동산, 금리인상·지방선거 변수

올해 부동산시장은 실물경기 회복 전망에 따라 지난해보다 활기를 띨 전망이다. 적게는 1~2%, 많게는 4~5%대로 예측된다. 전세시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서울지역은 뉴타운 재개발로 이주민 수요가 늘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수도권 일대 전세가격은 공급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전세가격이 서울보다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양시장은 4월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과 더불어 판교, 광교 1만 가구 등 유망지역 분양에 기대심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대심리가 양도세 특례 등이 계속 유지되는지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값 변수로는 정부의 출구전략과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이 있다. 이는 더블딥이 발생하지 않으면 가격상승폭이 제한적이겠으나 수급불안, 전세시장 불안은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환율, 1달러당 1100원대

지난해 2분기 이후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올해에도 완만한 하향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수출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환율은 작년 하반기보다 낮은 달러당 1100원대 초반일 가능성이 높다. 경상수지가 올라가고 외국인투자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지위와 가치마저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게 되면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원-엔 환율도 올해 원화 강세와 함께 엔화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하락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지난해 평균 100엔당 1300원대 중반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1100원대로 내려간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원-엔 환율이 내려가게 되면 국내 기업이 수출할 때 대일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세계 경기회복으로 수출 증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출 실적이 부진했으나 하반기부터 세계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수출도 증가했다. 수출 호조기조가 지속되면서 올해 수출 역시 14.5%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인 중국이 9.8% 실질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대중 수출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계적으로 경기회복세에 대한 기대로 원유 및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주요 원자재 수출국들이 우리나라 상품 수요를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수출단가는 지난해에 이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와 같은 단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으나 과거와 같은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CD와 반도체 등 주요 전자부품의 경우, 중국에서 농촌지역 거주자가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13%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가전하향)와 북미 지역의 디지털 방송 전환으로 가전 부문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 공통 의견이다. 단지 글로벌 금융위기로 벗어난 성장경로를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에 경제 전문가들은 출구전략 시행을 신중히 판단해야 하며,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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