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미국에서 흑백갈등을 조장하는 웹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인터넷상에서 백인우월주의를 조장하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특히 백인우월주의 과격단체로 유명한 ‘쿠클럭스클랜(KKK)’ 등이 운영하는 기존 웹사이트는 물론 흑백갈등을 조장하거나 반 이민 주장을 공공연히 올려 인종갈등을 조장하는 사이트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웹사이트에 게재된 정보들은 회원 가입을 하지 않고도 접근이 가능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백인 청년 딜런 루프(21)가 흑인감리교회에서 총격을 난사해 흑인 9명을 살해한 사건 직후 일부 백인우월주의 웹사이트는 흑인을 영장류로 비하했다. 웹사이트 ‘데일리스토머’에서는 당시 ‘흑인이 이유도 없이 백인을 살해해 투옥됐다’는 내용의 비하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다른 사이트 ‘스톰프런트’에서는 ‘유대인들은 백인들이 총을 소지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연구소 형태의 백인우월주의 사이트도 등장했다. 백인우월주의자인 리처드 스펜서(37)가 회장인 ‘국립정책연구소’ 사이트에는 백인과 히스패닉의 지적능력과 두 인종 간 범죄율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다룬, 인종 갈등을 조장하는 글과 자료를 담고 있다.

이 같은 백인우월주의 사이트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방문자는 약 4만명, 월 100만명에 달했다. 루프도 범행에 앞서 백인우월주의 단체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를 수차례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사이트들은 루프의 총격 사건과 자신들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 당국의 조사 결과 루프의 범행동기는 이들 사이트가 표방하는 사상과 일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매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백인우월주의 단체가 운영하는 웹사이트가 늘어난 상황에서 인터넷 등의 발달로 이들 웹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고도 이들과 접촉할 길이 널려 있어 문제”라고 우려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