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중순인 17일(현지시간) 예멘이 공습을 받아 밤하늘이 붉어진 모습.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예멘에서 계속되는 폭력사태에 대해 모든 당사자가 즉각 휴전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이슬람의 성월(聖月)인 라마단 시작 전날, 예멘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은 예멘 수도 사나의 시아파 모스크 등에서 17일(현지시간) 오후 5건의 연쇄 폭탄테러가 일어나 50여명이 숨지거나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차량 2대가 폭탄을 싣고 시아파 모스크 2곳에서 폭발했으며, 이후 1대가 예멘 반군 후티 정치국 간부 살레 알사마드의 집 근처에서 터졌다. 사나의 알지라 시아파 모스크에서도 폭발물이 터졌다.

폭탄테러 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SNS를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IS는 온라인 성명에서 “예멘의 IS 대원들이 후티군의 거점 인근에서 자동차 폭탄을 터트렸다”고 밝혔다. 

올해 18일부터 시작되는 라마단 기간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IS가 대대적인 공세를 개시하지 않을까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IS는 지난 3월에도 사나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벌여 14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수니파인 IS는 이슬람의 종교의식인 라마단(단식 성월) 시작 전날 저녁에 신도가 많이 모이는 시간을 노려 동시다발로 테러를 벌임으로써 시아파를 자극하고 종파 간 갈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IS는 시아파 반군 후티를 ‘이교도’라고 부르며 이들을 겨냥한 공격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5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예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평화협상 중재를 시작하면서 라마단 2주간 인도주의적 휴전을 제안했다. 반 총장은 이날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마단은 평화와 화합의 기간이 돼야 한다”며 “인도주의적 이유에서라도 2주간 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또 양측 간 좀 더 근본적인 정전협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예멘에서 벌어진 충돌로 2600여명이 숨졌고 이 중 절반은 시민”이라며 “정부군과 반군이 모두 군대를 철수하고 정전협상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테러가 발생하면서 협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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