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IBK기업은행(은행장 권선주)이 개인별 맞춤 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IBK평생설계시스템’을 오픈하고, 전 영업점에 은퇴상담 전문 인력인 ‘IBK평생설계플래너’를 배치하는 등 은퇴시장 개척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IBK기업은행)

고객층 다양해지고 전문가․교육 적극 확대

기업은행, 20~30대까지 겨냥
全은행 전문인력 강화에 집중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은행권의 은퇴시장 경쟁이 가열되면서 올해부터는 은행들의 전략 차별화가 본격화되는 추세다. 기존 연금형태의 상품 출시에 치중돼 있던 것에서 전문인력 향상과 신개념 상품 도입 등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젊은 이미지가 강한 IBK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은퇴자나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여타 은행들과 달리 20~30대를 은퇴시장의 주 타켓으로 겨냥했다. 은퇴 예정고객인 이들을 겨냥해 지난 3월 말 ‘IBK평생설계저금통’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신용(체크)카드와 연동해 고객이 설정한 금액 또는 1만원 미만의 잔돈을 결제계좌에서 적금이나 펀드로 적립하는 방식으로 은퇴 후 자산을 마련할 수 있게 돕는다. 예를 들어 고객이 매일 처음 결제하는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적립하기로 설정해 뒀다면 이 금액이 매일 적금이나 펀드에 적립되는 방식이다. 금액이나 적립횟수, 방식 등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매일 조금씩 모은 ‘티끌’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든든한 자산을 만들어 준다는 개념이다. 젊은 고객의 성향에 맞게 복잡하지 않으면서 재미까지 더해져 입소문을 타고 있는 중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타행 연금식 상품과 달리 재밌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며 “20~30대에게 은퇴 자금 준비에 대한 필요성을 일깨워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출시 배경을 밝혔다.

지난 20일에는 개인별 맞춤 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IBK평생설계시스템’도 오픈했다. 이를 위한 전문인력인 ‘IBK평생설계플래너’도 지난해(약 210명)보다 2배 이상 확대해 557명으로 늘려 전 영업점에 배치했다. 각 지점에 배치된 플래너는 고객의 재무상황, 은퇴준비 현황 등을 토대로 ‘평생설계지수’를 산출해 이를 바탕으로 설계시스템에 따라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게 된다. 6월 중에는 이 같은 시스템을 온라인으로도 확대한다. 기업은행의 모바일뱅킹인 ‘ONE뱅크’에서도 동일하게 평생설계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K평생설계시스템은 IBK만의 은퇴진단지수를 활용해 은퇴준비를 돕는 차별화된 은퇴설계 시스템”이라며 “하반기에는 전문인력 양성과 시스템 정착화를 통해 은퇴시장 개척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전문인력과 교육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지점에 내방하는 모든 고객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은퇴․노후설계시스템’을 마련했다. 또한 은퇴․노후설계서비스인 ‘KB골든라이프’ 특화점포를 57곳에서 700개까지 확대한다는 예정이다. 그만큼 전문인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고객을 위한 세미나 ‘KB골든라이프 행복노후 설계 세미나’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회가량 진행한 해당 세미나를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이어간다. 하지만 이는 대상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국민은행 고객 누구나 은퇴․노후 관련 정보를 얻어갈 수 있게끔 ‘월간 KB골든라이프’를 매월 1회 이메일로 발송하고 있으며 KB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도 업로드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퇴시장 공략 초기엔 통장을 바꿔 타는 정도의 상품이 많았지만 중요한 것은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가는 데 있다”며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전문 상담인력을 구축하는 데 더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KB경영연구소 내의 은퇴설계 전문인력들의 연구 성과를 가지고 관련된 상품도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전국 1195개 지점에서 퇴직연금을 활용한 은퇴자금 컨설팅을 진행 중인 NH농협은행 역시 ‘전문인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은퇴설계 카운슬러를 900명으로 확대한 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금융연수원 주관 ‘은퇴설계전문가-Master’ 자격증을 취득한 은퇴설계 전문가 135명을 대상으로 ‘NH All100플래너’ 발대식을 진행하고 본격적인 전문상담을 시작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은퇴시장에 대한 내부적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계속해 전문인력 확대에 주력할 뿐 아니라 조만간 다양한 은퇴상품을 담은 패키지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올 초 주요 그룹 과제로 은퇴시장 공략을 꼽았을 정도로 열심이다. 은퇴설계 전용 상담 창구인 ‘미래설계센터’를 출범 1년 만에 18배 이상 늘려 731개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한편 진정한 은퇴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금융권의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출시되는 은퇴상품들은 대부분 연금형태에 불과하다”며 “새로운 시장으로 은퇴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한 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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