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가 윤태호가 작업한 ‘망치(1990)’. 자연재해로 무너져 가는 도시 사진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동원해 그린 그림이다. (사진제공: 애플트리)
허영만, 예술의전당서 만화 분야 최초 개인전
문하생 시절 그린 ‘벽’ ‘망치’ 컷 등 함께 공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미생’의 원작자인 만화가 윤태호가 그의 스승인 만화가 허영만展 ‘창작의 비밀’-사제전 코너에 원화를 전시하고 있는 가운데 전시장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만화가로는 처음으로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만화가 개인전이란 점도 한몫했다.

이와 관련 지난 미디어 프리오픈 때 허영만 만화가는 “전시는 내 만화인생 40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계속해나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시인 점을 관중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만화가 윤태호와 허영만이 사제지간인 것은 알 사람은 다 아는 얘기다. 두 사람은 지난 18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에 동반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이를 계기로 윤태호가 데뷔 전 허영만 화실에서 그린 그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윤태호는 1988년부터 허영만 화실에서 2년을 함께했다. 강남역 앞에서 노숙하다 운명적인 만남으로 허영만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윤태호는 “내 피와 테마를 만든 것은 허영만이다”라고 할 정도로, 허영만 문하생 시절 많은 부분 영향을 받았다. 지금은 인기 반열에 올라 스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윤 작가는 문하생 기간에 허영만의 만화 철학과 태도를 익혔다. 이는 철저한 사전 조사에서 탄생한 듯한 밀도감이 있는 그의 작품 속 대사나 연출에서 나타난다.

전시장에는 허영만 화실에서 함께하며 윤태호의 ‘미생’ 시절을 실제로 그렸던 ‘벽’ ‘망치’ 컷들과 지금의 윤태호를 있게 한 ‘이끼’ ‘미생’ ‘파인’의 원화가 전시돼 있다.

▲ 만화가 윤태호의 ‘벽(1990)’ 세련되고 미래적인 자동차 표현을 위해 과감히 생략해서 그린 컷(왼쪽 빨간 부분)과 첫 단독 컷으로, 배경이나 기물이 아닌 한칸을 온전히 그린 컷(오른쪽 빨간 부분). (사진제공: 애플트리)
또한 허영만이 제자 윤태호의 작품으로부터 감명 받아 칼라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전시장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전시장에는 “태호, 항상 네 작품의 내면을 믿었다. 그림 좋고 긴장감 놓치지 않는 연출 좋고, 이 시대는 당신들 것이다. 이끼를 보고 있자니 흑백만화는 생명이 없어 보인다. 이제라도 칼라공부를 해야 쓰것다”고 남긴 허영만의 메모도 눈길을 끈다.

한편 윤태호의 대표작인 ‘미생’에서 착안한 ‘완생을 꿈꾸는 미생 직장인을 응원하는 이벤트’도 전시와 연계해 진행 중이다. 따로 시간을 내 문화생활을 즐기기 어려운 직장인들을 위해 매주 금요일 점심시간인 오후 12시~2시, 퇴근 이후 오후 6~8시를 이용해 4인 이상 함께 방문하는 직장인들에게 전시 관람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윤태호가 만화계 입문 시절 그렸던 작품이 공개된 ‘허영만展-창작의 비밀’은 오는 7월 1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다. 관람 가격은 성인(만19~64세) 1만 2000원, 청소년(만13~18세) 1만원, 어린이(만7세~12세) 8000원이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 만화가 허영만은 하루의 일상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을 만화일기로 남긴다. (사진제공: 애플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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