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구 성공회 신부가 강의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건축문화학교가 지난 17일 옛 국군기무사령부에서 ‘종교건축과 영성’ 강좌를 개최했다.

이날 이정구 성공회 신부는 PPT를 사용해 여러 종교건축물에 관한 사진을 보여줌으로써 종교건축물들과 그 공간을 조명하고 종교의 특성과 영성이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비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신부는 “종교건축이란 일정 신앙공동체가 모여 예배하기 위한 처소”라면서 “이 건축물은 단지 공동체만을 위한 것이기 이전에 건축하는 주변의 환경과 사회 속에서의 공공성을 실천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며 “건축공간을 통해 전례와 예배가 집행되고 공동체가 영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장소와 규모, 빛과 건축 재료가 조화로워야 하며 공간분절을 적절하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최근 한국 대형교회 건축물에 대한 소견도 밝혔다.

“다수의 교회들 틈에서 주변과의 차별성을 강조한 나머지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무시한 채 천문학적인 건축비를 들인 대형교회들이 축조되고 있다”면서 “지나치게 키치적인 대형 종교건축물들은 종교의 가장 근원적인 영성을 고양시키기보다는 상업적이며 제국주의적인 양식으로 축조하고 공간을 설치함으로써 종교자체를 혐오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물로 군림하고 있다”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종교건축물을 축조하고자 할 때 신앙공동체와 목회자, 그리고 신학자와 환경전문가, 그리고 건축가들이 함께 논의하는 다층의 과정을 통해 설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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