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외국어고등학교 학부모들이 6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시교육청의 서울외고 대한 운영성과 평가에서 특목고 및 특성화중학교 기준에 미달된다는 발표에 항의, 평가점수 공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학부모·학교 측 “어문·인문·사회계열 진학률 설립취지 지켜”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특목고 지정취소 위기에 놓인 서울외국어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지정취소를 철회하라”며 강도 높게 항의했다.

서울외고 학부모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6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을 항의 방문하고 청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360여명(주최 측 추산)의 학부모들은 ‘설립취지 잘 지킨 서울외고 살려내라’ ‘정치논리 백년 교육 우리 아이 미래 없다’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지정취소 결사반대’ 등 플래카드와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학교 줄세우기 정책을 바로잡겠다던 서울시교육청의 공언은 얄팍하게 변질해 서울외고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만들었다”며 “서울외고는 강남 학생들이 주를 이루는 다른 외고와 달리 도봉구, 강북구, 노원구 등 서울에서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자체의 유일한 특목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외고의 지난 4년간 어문ㆍ인문ㆍ사회계열 진학률은 서울시내 6개 외고 중 1위다. 설립 취지에 맞는 진학지도를 해왔는데 지정이 취소되는 건 부당하다”며 “소명의 기회도 없이 22년 된 학교를 공개적으로 폐교하는 것과 다름없는 조치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유명 외고들은 놔두고 교육 환경이 어려운 강북 지역의 외고만 지정취소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서울외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가 있는 조대연 학부모 비대위원장은 “청문회를 비공개로 한다는데 이를 공개하고 평가 기준도 알려줘야한다”며 “또 (청문 주재자인) 변호사를 서울시교육청에서 지정해서는 안 된다. (청문대상교와) 합의해서 결정해야 납득할 수 있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또 그는 “청문회가 열릴 때까지 매일 집회를 열겠다”며 “평가 결과가 학교에 전달되기도 전에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재학생들이 상처를 받았고 입시를 앞둔 중학생들의 충격도 컸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외고도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외고 졸업생의 지난 4년간 어문계열 진학률은 서울 6개 외고 중 3위, 어문·인문·사회계열 진학률은 6개 외고 중 압도적 1위”라며 “이는 서울외고가 설립 취지에 맞게 진학지도를 해왔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2일 지난 5년간 운영 성과 평가를 진행한 결과 특목고 및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 평가 기준에서 지정 기준점수(60점)에 미달한 서울외고·영훈국제중을 청문 대상으로 확정했다. 당시 이근표 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서울외고는 모든 평가항목에서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외고는 이달 14일 오후 2시에 진행하는 청문회에서 평가결과에 대해 소명하고 보완계획을 제출할 기회를 가진다. 서울교육청은 청문이 끝나면 이들 학교에 대한 지정취소 여부를 결정하며 지정취소를 결정할 경우 청문일로부터 20일 이내에 교육부에 동의를 요청하게 된다. 교육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취소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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