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 (사진출처: 이미지투데이)

저체중 사망위험이 정상보다 1.8배나 높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마른 사람보다 약간 뚱뚱한 치매 환자가 더 오래 산다는 추적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공개됐다.

삼성서울병원 서상원 교수와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김종훈 박사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관련 국제 학술지(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에 논문을 23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43.7개월 동안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 579명과 치매연구센터에 등록된 환자 1911명 등 총 2490명의 알츠하이머 치매환자를 추적 관찰했다.

논문에 따르면 비만의 가늠쇠인 ‘체질량지수(BMI)’와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사망률 사이에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체질량지수가 낮은 저체중 환자의 경우 정상체중 환자보다 사망위험이 1.8배 높았다. 그러나 약간 뚱뚱한 환자는 사망위험이 정상체중 환자의 60% 수준이었다. 체질량지수에 따른 사망률이 가장 높은 그룹은 ‘저체중(BMI 18.5 미만)’이다. 사망률은 29.3%로, 181명 가운데 53명이 사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과체중 그룹(BMI 23 이상~25 미만)의 사망률은 14.1%(626명 중 88명 사망)로 전체 그룹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정상체중 그룹(BMI 18.5 이상~23 미만)은 18.5%(1127명 중 208명), 비만그룹(BMI 25 이상)은 20.7%(556명 중 115명)를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처럼 저체중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의 사망률이 높은 것은 근육량이 감소하고, 그러다 보니 운동량이나 이동량 또한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또 사망률이 높은 원인 하나로 저체중 환자의 경우 영양실조와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큰 점도 지목됐다. 보통 영양실조 상태에서는 면역력 저하에 따른 감염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과체중 환자의 생존율이 더 높은 이유로 연구진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비만의 역설’과 일정 부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체질량 지수가 환자의 사망위험을 평가하는 도구가 될 가능성을 확인하게 됐다”며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이나 가족들은 체질량 지수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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