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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얼굴인식’ 적용 결제시스템으로 시장 진출
애플·삼성전자 ‘NFC+지문인식’으로 경쟁력 강화
구글, 구글월렛 아닌 ‘안드로이드페이’로 대항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구글, 애플, 삼성에 이어 알리바바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거물급 IT
업체들이 모바일 결제 시장에 뛰어든다. 그간 더딘 성장을 보이던 모바일 결제 시장의 급성장 때문이다.

주니퍼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2조 5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모바일결제 시장은 오는 2019년에는 4조 7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15일(현지시각)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세빗(CeBIT) 박람회 기조연설에서 ‘얼굴인식’을 이용한 결제시스템을 선보였다.

마 회장은 주머니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알리바바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 결제화면을 띄웠다. 세빗 기념우표 구매버튼을 누르고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얼굴 인증을 마치자, 마 회장의 계정에 충전돼 있던 알리페이로 결제가 완료됐다. 아이디나 비밀번호는 필요 없었다. 마 회장은 이 기술을 ‘스마일 투페이(Smile To Pay)’라고 명명했고, 현재 베타버전으로 시험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6월 인터넷 전문은 행 설립을 준비 중인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이 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우선 자사의 모바일 지갑 서비스인 ‘알리페이 월렛’에 적용해 중국에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구체적 출시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공안부에 저장된 데이터베이스 사진과 이용자의 얼굴 스캔을 비교하는 방식이 채택될 전망이며 중국 내 스타트업인 메그비가 안면인식 기술인 ‘페이스++’를 공급한다.

마 회장은 “경쟁 기업이 전자결제를 위해 지문인식이나 홍체인식 등의 인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지만 얼굴인식은 편의성 등에서 가장 앞선 것”이라며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도 서비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애플페이’를 발표한 후 한 달 뒤 공식 출범했다. 애플페이는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 방식에 토큰, 지문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등록한 신용카드 중 원하는 카드를 선택한 후 매장의 NFC 결제단말기에 아이폰을 대고, 터치 ID센서에 지문 인증을 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스마트폰에 등록된 신용카드 정보는 보안모듈(SE)에 암호화해 저장하고 결제 시에는 1회용 카드번호를 사용하는 토큰 방식이 사용된다.

문제는 아직 NFC 결제단말기 보급률이 미국 내 전체 카드가맹점의 3% 수준으로 높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약점을 해소하기 위해 750개 은행과 신용조합은 애플과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제휴를 맺고 NFC 결제 가능 매장을 늘리고 있다.

올 10월에는 비자와 마스터 등 주요 카드사가 미국 내 결제단말기를 마그네틱에서 IC카드로 교체하는 시기에 맞춰 NFC 기능을 갖춘 단말기 보급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하반기 유럽과 중국으로 서비스도 확장한다. 하지만 중국 신용카드 네트워크인 차이나 유니온페이(중국은련)와 협상 지연, 규제 장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S6엣지 출시와 함께 ‘삼성페이’를 선보이며 결제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페이는 NFC와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방식을 모두 이용한다. 바코드 방식도 지원한다. MST 방식은 아직도 기존 마그네틱 신용카드(MS) 결제단말기를 사용하는 가맹점이 많다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있다. 현재 전 세계 3000만개, 국내 250만개가 MS 결제단말기를 사용한다. 모바일 보안 플랫폼인 녹스(KNOX)와 지문인식 방식을 적용해 보안성도 높였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내년부터 점차 MS 결제를 차단하고 가맹점 단말기를 2018년 7월까지 IC(직접회로)카드 전용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어서 대응이 필요하다.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이 1.8%에 불과하기 때문에 IC카드 전용단말기에 NFC 기능이 탑
재되지 않으면 삼성페이 사용처가 대폭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미국도 IC카드 전용단말기를 늘려갈 계획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다행히 유럽과 아시아는 몇 년 전에 이미 IC카드 단말기 다수에 NFC 기능을 넣어 보급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페이’를 통해 부실했던 성적을 만회하려 하고 있다. 이미 2011년 가장 먼저 출시된 NFC 결제 시스템 중 하나인 ‘구글월렛’을 선보였지만 통신사들이 서비스 제휴를 거부하면서 보급되지 못했다. 이에 지난달 ‘소프트카드’를 인수하고 상반기 중 새로운 결제시스템인 ‘안드로이드페이’를 새롭게 출시하고 안드로이드 기기에 기본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는 신용카드 정보를 미리 저장해두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그대로 결제되는 ‘탭 앤 페이’ 방식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의 순다 피차이 수석 부사장은 MWC2015에서 이를 공개했다. 오는 5월에 열리는 구글의 연례 I/O 개발자회의 때 더 많은 정보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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