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20일 도서정가제 시행을 하루 앞두고 서울 광화문 한 대형서점에서 시행 전 할인을 알리는 안내표가설 치돼 있다.
신간 단행본 평균정가, 전년 대비 4.2% 하락
구간 5003종 재정가 평균 가격 54.8% 인하
지역서점 활성화·책값 안정화 위한 지원 강화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도서가격 안정화 및 중소서점(지역서 점) 활성화를 위해 시행된 개정 도서정가 제가 어느덧 시행 100일을 맞았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문체부)는 새로운 도서정가제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올 1월 25일까지 출판시장의 변화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재호, 출판진흥원)과 함께 조사한 모니터링에 따르면 신간도서의 최종 판매가격이 평균적으로 하락해 책값 거품이 빠지면서 도서 가격의 안정화 조짐이 보였으며, 문체부와 지자체의 공조를 통해 지역서점의 매출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구간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기존의 베스트셀러 순위가 상당수 신간으로 교체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문체부는 “책이 가격이 아닌 가치로 평가 받는 추세가 점차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출판진흥원이 단행본 분야 도서 발간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2014년 평균 정가는 1만 8648원으로 2013년 1만 9456원보다 4.2%, 평균 도서 정가가 최고였던 2012년 1만 9994원보다는 6.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출간 18개월이 지난 구간에 대한 재정가 접수 결과 2월 23일을 기준으로 총 308개 출판사가 구간 5003종에 대해 재정가를 신청한 가운데 평균 가격은 2만 964원으로 재정가 이전인 4만 6356원보다 평균 54.8% 인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새롭게 도서정가제 대상에 포함된 초등 학습참고서의 경우 주요 4개 출판사의 전체 학년 세트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결과, 2015년 1학기 참고서 최 종 판매 가격의 인상률이 직전 학기 대비 3.8%로 나타났다. 이는 예년수준인 3~5% 인상폭이나 이미 도서정가제 적용 대상이던 중학교 참고서의 인상률 4.2% 및 고등학교 참고서의 인상률 1.7% 등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수치다.

이에 문체부는 2015년 1학기 초등학습 참고서의 가격 안정화에 근접했다고 판단, 2학기 학습참고서의 가격 안정화를 위해 자율도서정가협의회, 소비자시민 모임 및 대한어머니회, 출판사 등과 협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체부와 출판진흥원의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개정 도서정가제가 순조로운 출발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책 값 거품이 여전하다고 느끼는 모양새다.

닉네임 ‘***고구마’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동네서점 살리기 위해 시작한 도서정가제는 동네서점을 살리기는커녕 단지 책값만 올라 출판사만 배불리는 것 같다”고 평가했으며, 다른 네티즌은 “책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도서관으로 가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지역 서점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어떠한가. 이 역시 이번에 실시한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25개 주요 지역서점에서 9개 서점(36%)은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15개 서점(60%)은 매출의 변화가 없었으나 1개 서점(4%)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한 대형서점의 매출은 5%(오프라인 분야)~10%(온라인 분야)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형서점 관계자는 이러한 매출감소가 개정 도서정가제의 영향이기보다는 출판시장의 비수기인 12월~2월의 계절적 요인에 의한 측면이 더 강하다고 진단했다.

물론 개정 도서정가제의 성공여부를 단 100일간의 출판시장 변화추이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면서 지역서점 살리기와 도서가격 안정화에 나선다면 ‘개정 도서정가제’가 제대로 그 빛을 발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한편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문체부와 출판진흥원은 “출판유통심의위(위원장 윤철호) 등과의 민·관 공조를 더욱 긴밀히 운용할 계획”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도서 가격의 안정화와 지역서점 및 중소출판사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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