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하원 연례 정책워크숍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6년 회계연도(올해 10월 1일∼내년 9월 30일) 예산안의 주요 골자를 제시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상한선보다 740억달러 많아, 부자 증세·중산층 지원 골자
공화당, 강력 반발… 미 의회와 지루한 예산 전쟁 불가피

[천지일보=이태교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조달러 예산안을 제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4조달러(약 4400조원)에 육박하는 2016년 회계연도(올해 10월 1일∼내년 9월 30일) 예산안을 지난 2일(현지시각) 미 의회에 제출했다.

이번 예산안은 2010년 설정된 ‘시퀘스터’(자동 예산삭감)의 법정 상한선보다 740억달러 많은 것으로 국방예산 380억달러, 비국방예산 370억달러가 각각 증액됐다.

예산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앞서 새해 국정연설에서 밝힌 구상을 반영해 부유층과 기업을 상대로 한 세금 인상과 중산층 지원에 관한 내용이 주 골자다. 하지만 공화당이 증세 등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향후 미 의회와의 지루한 예산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예산안은 중산층의 주머니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가게 하고 또 임금을 인상하며 미국에 고소득 일자리를 창출해 줄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정부의 비효율적인 지출을 줄이고 (부유층과 기업의) 세금 구멍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부유층 및 기업 증세와 관련해 자본소득에 대한 최고세율을 28%로 인상함으로써 향후 10년간 3200억달러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장기 계획과 더불어 기업 법인세를 35%에서 28%로 낮추는 대신 기업에 대한 세금공제혜택을 축소하고 미국 기업이 국외에 보유한 유보금에 일회적으로 14%를 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확보되는 추가 재원은 저소득층 세금 감면 혜택, 중산층 소득 증대,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고속도로 투자펀드, 기후변화 대책 등에 투입된다.

도로, 항만, 교량, 학교 등 사회기반시설 확충에는 총 4780억달러가 배정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과 관련해선 88억달러를 요청했다.

백악관은 이번 정부 예산안대로 시행되면 향후 10년간 연방정부 재정 적자를 1조 8천억달러 줄일 수 있고 연간으로 국내총생산(GOP) 대비 3% 이하로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2016년 회계연도 적자는 GOP 대비 2.5% 수준인 4074억달러로 줄어든다고 백악관은 분석했다.

공화당은 예산 확충 방법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며 즉각 반발했다. 해외 수익을 세금으로 걷고 수익유보금에 대한 과세를 매기는 것은 미국 기업의 활발한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바마 4조달러 예산안 제출 소식에 네티즌들은 “오바마 4조달러 예산안 제출, 완전 우리나라와 다르네” “오바마 4조달러 예산안 제출, 통과될 수 있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예산안에 반대하는 공화당은 자체 예산안을 오는 4월 15일 이전에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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