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국가원수급 인사로는 유일하게 지난 12월 17일부터 21일까지 에볼라 관련 5개국을 모두 돌아봤다. 에볼라 방문 뒤 미국에서 한 때 논란이 됐던 '에볼라 관련자 21일간 격리조치'를 자발적으로 수용해 재택근무하는게 낫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평소대로 일해야 에볼라 관련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업무를 강행했다. 다만 반 총장은 '감염우려' 등을 감안해 21일간 손악수 대신 팔꿈치로 툭치며 인사를 나눴다. 사진은 반 총장의 에볼라 방문 일정 당시 모습. (사진제공: 유엔본부)

국가원수급 인사로 유일하게 에볼라 5개국 방문… 손악수만 사절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새해 들어 악수를 하지 않는다. 국가원수급 인사로는 유일하게 에볼라 관련 5개국을 모두 돌아본 ‘후유증’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반 총장은 지난해 12월 17일부터 21일까지 에볼라가 기승을 부린 라이베리아, 기니, 시에라리온 ‘서아프리카 3국’과 말리, 가나 등 5개국을 둘러봤다.

그가 방문을 마친 뒤 미국에서 한 때 논란이 됐던 ‘21일 격리조치’를 자발적으로 따르는 게 낫다는 일부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업무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평소대로 업무하되 손으로는 악수하지 않고 팔꿈치로 툭 치며 인사하는 ‘보완조치’를 하기로 했다.

반 총장은 에볼라 출장을 마친 뒤 뉴욕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예외 없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보건·의료 점검을 받았다. 또 방문 뒤 21일간이 지난 오는 10일까지 의무적으로 뉴욕 보건당국에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체온과 구토 증상 여부 등을 통보해야 한다. 여기에 유엔 소속 의료진도 별도로 체온과 증상을 점검한다.

그의 아프리카 출장은 시작부터 논란의 연속이었다. 우선 유엔 경호팀에서 ‘에볼라로부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이에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 현장에 가지 않고서 어떻게 국제사회에 에볼라 통제를 독려할 수 있느냐”며 완강히 거절했다.

다만 반 총장은 자신을 수행할 유엔 직원들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의식해 방문단의 규모를 크게 줄였다. 에볼라 방문단은 반 총장을 포함해 단 5명으로 꾸렸다.

반 총장의 방문에 현지의 반응은 뜨거웠으며, 해당 국가의 각료 전원이 나와 반 총장을 맞았다. 그는 에볼라 창궐지역(레드존)과 위험지역(그린존)으로 진입해서는 안 된다는 권고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위험지역까지 들어가 현지 방역 상황을 둘러보는 등 국제 사회의 도움과 관심을 요청했다.

한편 현재 그는 외부 초청행사와 관련 주최 측에 에볼라 관련 사정을 설명하고 초청 의사가 여전한지 물어본 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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