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페셜] 세월따라 달라진 ‘연하장’… 감성만은 ‘아날로그’랍니다
[문화스페셜] 세월따라 달라진 ‘연하장’… 감성만은 ‘아날로그’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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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 인사용 애니메이션 카드(왼쪽)와 동영상 카드 (사진출처: 온라인 영상 화면 캡처)
조선시대 풍속 ‘세함’부터 ‘음악 카드’까지
시대 걸맞는 디자인·스타일·문구 등 돋보여
한국, 장수·복 담은 ‘근하신년’ 문구 대표적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어느덧 2015년 을미년(乙未年)이 눈앞에 다가왔다. 우리는 연말이 되면 가까운 지인 또는 한 해 동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분께 ‘연하장’을 통해 신년 인사를 대신한다.

연하장은 새해의 출발에 앞서 그 시작을 알리고, 축복하는 글을 담아 전달하는 카드의 종류다. 15세기 독일에서 시작됐으나 19세기 후반 영국과 미국에서 활성화됐다. 당시 영국과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주고받을 때에 신년 인사를 함께 했는데, 이것이 현재 연하장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서찰로 보낸 세함 풍속과 비슷

조선시대에도 서양에서 신년 인사를 하는 것과 비슷한 풍속이 있었다. 신년에 상대방을 직접 찾아가 인사를 드리지 못하는 경우 아랫사람을 시켜 문안의 서찰을 보내는 풍속이 있었는데, 조선시대 ‘세함(歲銜)’이다.

새해가 되면 각사(各司)의 아전과 군영(軍營)의 교졸들은 자기 이름이 적힌 쪽지(명함)를 관원이나 상관의 집에 보냈다. 또 자신이 직접 가더라도 그 표적으로 세함을 놓고 나오는 것이 관례였다.

상대방 집에서는 ‘세함상’이라고 해 부재중에 세배 온 사람이 명함을 두고 가는 상자를 마련해 두거나 손님이 자기의 이름을 적을 수 있도록 세장(歲帳)과 벼루, 붓 따위를 갖춰 놓는 것이 상례였다.

또 비슷한 풍속으로는 여종을 보내 인사를 드리게 했던 것이 있다. 문밖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던 중류 이상 가정의 부인들은 초사흘이 지나면서 자기 집의 여종을 곱게 차려 입혀 일가친척이나 인사드려야 할 어른들을 찾아뵙도록 했는데, 이들을 문안비(問安婢)라고 불렀다.

문안비들이 들고 다니는 단자에는 소재(蘇才, 소동파의 재주를 갖추라는 뜻)·곽복(郭福, 곽자의처럼 부자가 되라는 뜻)·희자(姬子, 왕희처럼 자녀복을 누리라는 뜻)·팽수(彭壽, 팽조처럼 3000년 장수를 누리라는 뜻) 따위의 글 가운데 상대방이 원하리라고 생각되는 것을 골라 적었다. 문안비를 맞는 집에서는 세뱃돈과 세배상을 대접했으며 자기 집의 종을 답례로 보냈다.

한편 이러한 풍속은 한말 이후 우편제도가 생겨나면서 점점 사라졌다.

우리나라만의 달라진 ‘연하장’ 문화

우편제도와 함께 오늘날과 같은 새해 축하인사용 ‘연하전보’ ‘연하우편’ 등이 등장하게 됐다.

우편제도를 통해 시작된 연하전보는 신년을 축복하고자 보내는 특별 취급 전보의 하나이며, 연하우편은 연하장을 우체국에서 연말에 받아뒀다가 이듬해 1월 1일자의 소인을 찍어서 그날 첫 번째로 배달하는 제도다. 연하장을 주고받는 풍속이 유행되면서 오늘날에는 축하 문구와 그림이 인쇄된 연하엽서도 등장했다.

우리나라에는 일본을 통해 연하장이 처음 들어왔다. 서양의 문화와는 다르게 주로 신년을 축하하는 내용만 담아 전하는 것이 우리나라만의 연하장 문화가 됐다.

특히 연하장의 대표적인 문구로 ‘근하신년(謹賀新年)’을 꼽을 수 있다. ‘근하신년’ 문구는 장수나 복을 상징하는 해나 학, 소나무 등이 다양한 겨울 풍경이나 한국의 전통 풍습, 신년에 해당하는 띠 동물 등과 함께 새겨졌다.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해 연하장을 주고받는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몇 번 클릭만으로 보내는 인터넷 연하카드는 종이 카드를 고르고 우표를 붙이고 발송하는 과정이 불필요한 간편함과 많은 사이트에서 무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무비용성 등으로 인해 많이 활용되고 있다.

또 인터넷 연하장 혹은 사이버 카드는 간편하고 비용이 들지 않으며, 수많은 사람에게 동시에 보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인터넷 연하장은 그림 카드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카드, 동영상 카드, 캐롤송 등 배경음악이 들어 있어 음악도 함께 전하는 음악 카드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한편 지난 2005년 새해에는 대통령이 40만여명의 국민에게 경제회복 덕담을 담은 플래시 형태의 인터넷 연하장을 발송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2015 신년 인사 연하장 카드로, 점자로 2015년을 표현했다. (사진출처: 보자기카드 연하장몰)

이색 디자인·스타일 등 다양하게 등장

최근 청첩장 대표브랜드 보자기카드에서는 2015년 양의 해를 맞아 다양한 종류의 연하장 신제품을 내놓았다. 멋스러운 글씨 캘리그라피와 우리나라 전통 수묵 기법을 활용한 카드, 전통 문양과 십장생으로 디자인 한 카드, 고급 한지 카드, 독특한 팝업 스타일 카드 등을 선보였다.

특히 수묵으로 채색한 양 그림과 시각장애인들의 문자인 점자로 2015를 표현한 연하장도 눈길을 끈다.

현재 보자기카드 연하장몰에서는 국내에서 판매중인 250여종의 연하장을 모두 볼 수 있다. 올해는 화가와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유니크하면서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담긴 연하장을 선보여 주목 받고 있다.

보자기카드 관계자는 “따뜻한 감성이 담긴 연하장 한 통은 받는 이로 하여금 힘든 한 해를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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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2014-12-15 19:00:14
역시 아날로그 시대가 그리워집니다. 색종이 잘라 카드만들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김해원 2014-12-15 15:36:03
뭐니 뭐니해도 손편지가 최고죠 주는 사람의 마음과 정성이 담긴 손편지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