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품ㆍ장신구ㆍ벽화 등 298건 출토품 공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아름다운 예술과 풍요로 가득 찼던 고대 로마제국의 도시 ‘폼페이’는 19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비극의 도시로 기억되고 있다. 화산재로 뒤덮인 폼페이에서 출토된 조각품, 장신구, 벽화, 캐스트 등 298건의 다양한 유물들이 국립중앙박물관 기획특별전을 통해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9일부터 2015년 4월 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기획특별전 ‘로마제국의 도시문화와 폼페이’를 열고, 고대 로마제국의 화려한 도시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폼페이 유적을 조명한다.
고대도시 폼페이에 대한 발굴조사는 18세기부터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폼페이 유적은 화산이 분출하면서 도시를 뒤덮은 상태로 굳어 생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작은 유물 하나라도 출토된 곳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어 그 가치가 높다.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번에 공개되는 전시품 중에는 집 내부의 벽을 장식하던 벽화들이 대거 전시된다. 전시 벽화 중에는 잘 가꿔진 꽃과 나무들 사이를 날아다니는 새들이 있는 정원을 그린 그림도 있다. 또 신화 속의 의미 있는 장면과 실제 기둥과 같은 건축적인 양식이 담겨있는 그림 등은 폼페이 사람들의 뛰어난 조형 감각과 높은 예술적 수준을 보여준다.
그리고 도심의 번화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상점에서 구워져 판매됐던 빵, 지역의 특산품인 와인을 담았던 항아리, 공정한 매매를 위한 필수품인 저울과 추 등은 활발한 경제 활동이 이뤄졌던 역동적인 도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베수비오 화산 폭발의 순간을 담은 전시의 마지막 부분은 순식간에 일어난 재앙으로 사람, 동물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쭈그린 채 손으로 입과 코를 막고 있는 남자, 옷으로 얼굴을 감싼 채 엎드려 죽은 여인, 집 안에 묶여 있다가 고통스럽게 죽어간 개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캐스트(cast)가 공개된다. 소(小) 플리니우스의 편지와 함께 화산폭발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