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3년 11월 13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푸틴 내년 63세 트리플 63 저주?
브렌트 69달러·WTI 65달러 수준
산유국에 ‘소련 붕괴’ 유사한 충격
의존도 높은 러시아 등 타격 극심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주저앉은 국제 유가가 러시아 푸틴제국마저 주저앉힐 분위기다. 최근 유가 폭락세가 산유국에는 1990년대 유가 하락이 소련 붕괴를 촉발했던 것과 비슷한 충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30일 유가 하락으로 큰 타격을 받을 대표적인 나라로 러시아를 꼽았다. 러시아가 균형재정을 달성하려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수준이 돼야 한다.

그러나 지난 1일 런던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69달러 수준으로 거래됐다. 같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의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원유 선물 가격도 배럴당 65달러 수준이었다. 이는 2009년 7월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석유 및 천연가스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8%에 이르고, 국가 재정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상황은 총체적인 위기 그 자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 및 서방국가들의 경제 제재와 유가 하락에 이어 루블화 가치까지 급락하면서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내년에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왔다.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9년 -7.8%에서 2010년 4.5%로 크게 뛰었지만 이후 매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알렉세이 베데프 러시아 경제차관도 2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의 내년 GDP는 당초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0.8% 역성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어쩌면 내년이 아니라 당장 올 4분기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비관적 전망은 러시아 금융권과 해외 신용평가사들이 내놓고 있는 해석과도 일맥상통한다. 러시아 주요 은행인 VTB의 세르게이 두비닌 감독이사회 의장도 “루블화 자유 변동 환율제와 차입 비용 상승이 러시아 경제에 나쁜 시너지 충격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미 지난달 말 러시아의 신용등급이 투기 수준으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러시아에서는 ‘트리플 63’이라는 농담까지 번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에 63세가 된다”면서 “이와 맞춰 유가가 배럴당 63달러가 되고 달러당 루블화 가치도 현재 53루블에서 63루블까지 더 떨어질 것이란 의미”라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