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美·日서 안 쓰는 자제 써”… 대책시급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수십 년 전부터 위험성이 지적된 자재를 한국 원전이 사용, 가동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3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서울사무소에서 ‘부실자재 인코넬(Inconel) 600과 위험한 한국 원전’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40년 전 인코넬 600이라는 합금소재의 내구성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한국은 오히려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2014년 현재 한국에서 인코넬 600 소재를 사용 중인 원전은 총 14기로, 이 가운데 한빛 3∼6호기, 한울 3·4호기 등 총 6기에서 이미 균열이 관측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냉각수 유출로 원자로 가동이 중단된 한빛 3호기를 포함해 모두 12차례 인코넬 600과 관련해 사고 및 고장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한울 4호기는 2002년 인코넬 600 소재가 사용된 증기발생기 세관이 파열됐다. 이로 인해 45t 상당의 방사능 냉각수가 누출, 백색비상이 발령되면서 ‘최악의 사고’로 기록됐다.

인코넬 600은 니켈·크롬·철로 구성된 합금소재로, 원전 핵심설비인 증기발생기와 원자로헤드 등 4000여개 소에 사용된다. 특히 증기 발생기 내부에는 인코넬 600으로 제조된 전열관(열교환기 역할) 수천 개가 존재한다.

이 전열관이 부식, 균열되면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가 누출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특히 동시 전열관 여러 개가 동시에 파열되면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사태처럼 핵연료봉이 녹는 대규모 재난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린피스의 주장이다.

그린피스는 “실제로 미국에서는 1989년부터 내구성에 심각한 문제 제기된 1970년대 중반부터 인코넬 600 대신 인코넬 690을 대신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한국수력원자력에 인코넬 600의 사용실태 전면조사와 결과 공개를 촉구하고, 온·오프라인에서 한빛 3·4호기 가동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이메일보내기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다.

논란이 일자 한국수력원자력은 설명자료를 통해 “한빛 3·4호기 증기발생기 설계 시점인 1987년에는 대체 소재인 인코넬 690이 적용되기 전 단계였고, 한울 3·4호기를 설계할 당시(1991년)에도 인코넬 690은 성능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현재 인코넬 600이 사용된 증기발생기에 대한 주기적인 검사 및 열화 평가를 통해 단계적으로 교체를 추진 중”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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