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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일녀 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이어 내달 중국 본토 주식시장 개방을 앞두고 위안화 예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평균 금리가 3%대로 일반 원화 예·적금보다 더 높은 데다, 만기 시점에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경우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66억 7000만 달러(7조 3000억 원)에 불과하던 국내 거주자의 위안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217억 달러(23조 원)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최근 시중은행들도 위안화 관련 예금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금리는 연 3.0~3.1%로 원화 정기예금보다 1.0%p가량 더 높고, 개인도 가입할 수 있도록 대상이 확대됐다. 기존에는 주로 중국과의 무역거래에 따른 대금결제를 위해 기업들이 가입해왔다.

우리은행은 지난 6일 ‘글로벌 위안화 예금 패키지(입출식 통장, 자유적립식·회전식 정기예금)’를 내놨다. 입출식 통장은 1년간 2000달러 범위 내 위안화 입출금 거래에 대해 현금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연 금리는 3.07%(우대금리 포함)가 적용된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보통예금은 4만 6000달러(159좌), 자유적립예금은 129만 7000달러(243좌), 정기예금은 160만 달러(104좌)로, 총 506좌 297만 3000달러(약 33억 원)의 가입 실적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인고객보다 환리스크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 기업고객이 주로 가입하는 분위기”라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만 보고 재테크 차원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하이 차이나(Hi China) 위안화 정기예금’을 공동으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기업과 개인 모두 가입할 수 있으며, 금리는 6개월에 연 3.0%, 1년에 3.1%다. 외환은행 위안화 정기예금 특별판매 한도는 3억 위안이며, 하나은행은 1억 위안이다. 신한은행도 21일 ‘차이나 Plus 외화정기예금’을 출시했다. 기업 및 개인고객 모두 가입할 수 있으며, 계좌별 가입금액은 최저 1000위안부터 최고 5000만 위원으로 4억 위안 한도로 판매된다. 가입기간은 1, 2, 3, 6개월 및 1년으로 기업의 통상적인 자금 결제기간에 맞췄으며, 금리는 1년제 기준 연 3.15%다. KB국민은행도 이달 중 관련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문제는 위안화 예금은 외화예금 특성상 환율 변동성에 따른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는 가입에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위안화 가치가 갑자기 떨어지면 환율 변동에 따라 원금이 손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만기 때 돈을 찾게 되면 원화→ 위안화→ 원화로 두 차례의 환전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p의 금리 혜택을 보려다 환율 때문에 10%를 더 손해볼 수도 있다”며 “투자 목적으로 가입하거나 전문적인 상담을 받지않고 가입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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