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 왕궁리 유적 서쪽 궁장 출토 진단구(대형 호) 노출 전경으로, 이 항아리 안에서 씨앗 6개체와 철제품 6점이 출토됐다. (사진제공: 문화재청)
큰항아리 내부서 씨앗 6개체·철제품 6점 출토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24일, 백제 무왕 때 조성된 왕궁성인 익산 왕궁리 유적 발굴현장에서 올해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한다.

익산 왕궁리 유적은 1989년부터 백제문화권 유적정비사업의 하나로 연차 발굴이 이뤄져 왔던 곳이다. 그동안 궁성과 관련된 궁장(宮牆, 성벽), 전각건물, 정원, 공방 터 등이 조사됐고, 인장 기와, 중국제 자기, 연화문 수막새를 비롯한 중요 유물 6600여 점이 출토돼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왕궁리 유적 동쪽 외곽부(6만 1000㎡)에 대한 시‧발굴 조사와 서쪽 복원, 정비 구간에 대한 추가 조사(4200㎡)를 시행했다.

동쪽 외곽부를 조사한 결과 내부토층은 대부분 고운 흙의 뻘층과 모래 성분의 사질 층으로 조성됐으며, 이러한 양상은 남쪽으로 갈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과거 하천이었으나, 현재 하천의 흔적만 남은 지형인 구하도(舊河道) 형성에 따른 토층 양상으로 추정됐다.

서쪽 추가 조사는 서문지(西門址)를 포함한 남북 150m 구간에서 시행됐으며, 이미 1999년과 2007년 조사를 통해 그 규모를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조사를 통해서는 서문지를 처음 축조한 후 1차례 개보수를 시행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또 서궁장 내측의 2차 사용면에서는 궁장을 개축하며 함께 매납된 물품이 나왔다. 고대 건축물을 지을 때 안전을 빌며 묻었던 공양품 진단구(鎭壇具)인 대호(大壺, 큰 항아리)의 내부에서 씨앗 6개체, 철제품 6점이 출토됐다.

한편 조사단은 이번 조사 성과를 통해 익산 왕궁리 유적 조성 당시의 옛날 환경을 복원하고 더불어 백제 사비기 도성 축조, 운영 시기에서의 개보수 양상 등 단서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발굴조사 성과의 체계적인 정리와 융·복합적 연구를 통해 백제 축성 기술의 전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