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선배님, 수능 대박나세요! 함께 응원 할게요.”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3일 서울 시내 시험장 곳곳에서는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올 들어 가장 추운 영하 7도를 보였지만, 추위마저도 뜨거운 응원열기에 녹아내리는 듯 했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 앞. 새벽 5시 30분부터 삼삼오오 모여든 학생들은 ‘수능대박’ ‘꿈은 이뤄진다’ ‘수능 Hot 하게 즐긴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선배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후배들은 혹여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는 선배들을 놓칠까봐 주위를 두리번거리기도 하고, 고개를 쭉 뺀 후 먼발치를 바라보기도 했다.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던 선배들의 모습이 보이면 뛰어나가 준비했던 따뜻한 차를 손에 쥐어지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 준비한 초콜릿을 선배의 주머니에 넣어주기도 했다. 조금이나마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함이었다.
경복고에 다니는 박배성(18) 군은 “침착하게 시험을 보면 선배들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시험 끝나는 그 순간까지 끝까지 응원 하겠다”고 말했다.
자녀들을 배웅하러 시험장에 함께 온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학부모인 허윤희(50, 여) 씨는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는 아들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허 씨는 “오랫동안 고생이 많았고 노력한 만큼 수능을 잘 봤으면 좋겠다”며 “시험 보러 들어갈 때 안아주지 못한 게 아쉽다. 시험이 끝나면 ‘수고했다’고 말하면서 안아주고 싶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고 앞도 선배들을 응원소리가 높았다. 한파 탓인지 잔뜩 웅크리고 긴장한 얼굴로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들은 후배들의 우렁찬 응원 소리에 잠시나마 미소를 지으며 고사장으로 향했다.
수능 대박을 바라는 응원 메시지를 붙인 종이컵과 커피를 준비해 나온 정나원(중앙여고 1) 양은 “선배님들의 수능 만점을 기원한다”며 “우리들의 응원에 힘입어 수능 대박 나길 바란다. 재수는 절대 없다”고 힘차게 외쳤다.
현일여고 김지현 양의 어머니 오향연 씨는 시험장을 향하는 딸을 꼭 끌어안으며 “그동안 수고했다. 마지막까지 잘하자”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오 씨는 “오랫동안 기도하며 딸과 수능을 준비했다. 딸보다 엄마, 아빠가 더 긴장했다”며 “모든 부모의 마음이 마찬가지겠지만 최선을 다해 최고의 컨디션으로 시험을 무사히 마쳤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앞도 각 학교에서 나온 교사, 선배를 응원하기 위해 나온 후배, 한국의 수능 열기를 취재하러 온 외국 취재진들로 진풍경을 이뤘다.
태혜진(계성여고 2학년, 여) 양은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집에서 5시에 일어나 6시 30분에 학교에 도착했다”며 “지금 선배들의 모습이 1년 뒤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떨린다”고 전했다.
한편 2015학년도 수능은 13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1216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