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이마트가 PB 제품을 출시하면서 할인율을 과도하게 부풀리는 고객 기만성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초 ‘고려은단’과 함께 비타민 PB 제품을 기획하면서도 사실과 다른 70%의 할인율을 내걸었던 적이 있다.

10일 마트 측은 ‘육아비용 줄이기 2탄’이라는 명목으로 아기 기저귀 PNB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저귀 1위 업체 유한킴벌리와 함께 기획한 것으로, 소비자들의 육아비용 부담을 덜어준다는 ‘선행성’ 취지가 홍보 문구로 나붙었다.

제품명은 ‘이마트 크린베베 기저귀(테이프형)’다. 가격은 중형(140개입), 대형(120개입) 각각 2만 9900원이다.

이마트는 이에 대해 “동급 프리미엄 제품보다 40~42% 저렴한 수준이며, 이마트의 평소 행사가와 비교해도 30% 싼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루에 10장씩 동급 프리미엄 상품을 구매하던 가정이 ‘이마트 크린베베’로 바꿔 사용할 경우 최대 연간 64만 800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를 풀어보자면 이마트의 PNB 크린베베는 확실한 ‘프리미엄급’ 제품이며, 이를 구매할 경우 한 달에 5만 원 이상 절약하는 현명한 소비가 가능하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제조사인 유한킴벌리 측에 따르면 크린베베는 ‘프리미엄급’으로 분류할 수 없다. 현재 이 회사가 생산하는 하기스 제품 중에서 ‘크린베베’는 가장 경제적인 제품에 속한다.

하기스 기저귀는 가격과 품질을 고려해 4단계로 나뉜다. 수퍼프리미엄, 프리미엄, 레귤러, 이코노믹 등이다.

‘크린베베’는 이마트와 협업하기 전부터 유한킴벌리가 생산해 온 제품의 명칭이며, 품질 대비 저렴함을 강조한 ‘이코노믹’ 제품군에 속한다. 형태로는 일자형 기저귀다.

이마트가 처음부터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기획했다면 ‘크린베베’가 아닌 다른 이름을 썼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이 전체 기저귀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데, 아기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다는 부모의 마음 때문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고객들의 선택기준이 다양하고, 가격 대비 실속있는 제품을 갖춘다는 측면에서 이마트가 이번 기획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동급 프리미엄 대비 40% 저렴하다’는 이마트의 설명은 성립하지 않는다.

크린베베보다 가격대가 높은 ‘보송보송’ 기저귀의 경우, 품질이 한 단계 높은 ‘레귤러’급이다. 하지만 이마트몰·신세계몰에서 ‘이마트 크린베베’ 대비 10% 내의 가격차로 살 수 있다. 게다가 ‘보송보송’은 3중 파워 흡수층을 갖춘 한 단계 높은 사양이므로 그나마의 가격차도 실제로는 상쇄된다.

한용식 이마트 생활용품 담당 상무는 이번 기저귀를 두고 “높은 육아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객들에게 업계를 선도하는 유통업체로서 경제적 혜택을 드리고자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는 어떻게 40%가 저렴한 것인지 ‘부풀린 할인율’의 근거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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