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무용·불교무용·서예 등 다채롭게 선보일 예정

▲ 소리극 황진이 기자간담회가 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사진은 황진이 역을 맡은 최수정 씨가 황진이가 쓴 시조 ‘상사몽’을 노래로 선보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미 소설과 연극,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작돼 대중에게 잘 알려진 조선시대 개성 출신의 뛰어난 예인이자 명기였던 ‘황진이’ 이야기가 소리극이란 새로운 장르로 다시 태어났다.

국립국악원(원장 박일훈)에서는 서화담과 펼치는 난초향 같았던 황진이의 지란지교(芝蘭之交)의 사랑을 소리극으로 재조명해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국악원은 모든 역량을 발휘하면서 변별성을 갖추고 나아가 한국 문화의 정수를 담아내 세계인과도 소통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자 ‘소리극 황진이’를 대표브랜드 공연으로 선정했다.

소리극이란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창극과는 달리 민요를 근간으로 만든 종합극이자 국악뮤지컬이라 할 수 있다.

▲ 박일훈(국립국악원) 원장. ⓒ천지일보(뉴스천지)
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일훈 원장은 “황진이는 서울 중심이 아닌 평양과 개성의 인물이라 경·서도 민요를 중심으로 한 판소리, 정가, 국악 성악 장르를 아우르는 소리극 형태로 만들었다”며 “황진이의 인생 여정을 민속무용, 불교무용, 우리 문화의 정수 한시, 서예, 동양화 등으로 다채롭게 펼칠 것”이라 소개했다.

또한 박 원장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서도 많이 노력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획된 만큼 이번 초연을 거쳐 공연을 거듭해 가면서 완성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리극 황진이는 극본에 김용범(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연출에 김효경(서울예술대학 연극과) 교수, 음악은 작곡가 김대성, 예술감독은 가야금병창 및 산조 보유자인 강정숙 감독 등의 제작진이 모여 만들었다.

▲ 극본을 맡은 김용범 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극본을 맡은 김용범 교수는 “유교의 굴레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여성으로 요즘 세대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현대적 감각으로 새로운 황진이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일반인들이 황진이를 단지 기생으로만 알고 있는 것에서 벗어나 만능예술가로서의 기생 황진이와 서화담과의 지독하고도 지순한 아름다운 사랑을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연출가 김효경 교수는 “황진이가 왜 기생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연출했다. 또한 황진이가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반항심으로 벽계수나 서화담을 무너뜨리려 했지만 서화담에게는 자신이 꺾이고 나서 진정한 자유를 획득한 지란지교의 사랑 이야기로 꾸몄다”고 연출 배경에 대해 소개했다.

▲ 연출을 맡은 김효경 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어 김 교수는 “국악은 남녀혼창이 상당히 어려운 점과 판소리에 비해 긴장감이나 밀도가 적어 소리극으로 만들어 내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연출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토로했다.

덧붙여 “경기, 서도가 가진 국악적 음계의 특징을 반영하고자 했지만 시간이 결국 촉박해 다 반영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모두 반영하는 것과 서양 뮤지컬과 같이 남녀가 같이 부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숙제”라고 밝혔다.

▲ 강정숙 예술감독. ⓒ천지일보(뉴스천지)
강정숙 예술감독은 “한 장르만 하지 않고 국립국악원이 갖고 있는 모든 장르를 적용한 종합예술극으로 표현한 것은 지금까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유례”라며 “총체적인 음악의 세계를 아우른 황진이를 감상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진이 역에는 경기민요 이수자인 최수정 씨가 맡았으며, 그와 지란지교의 사랑을 펼칠 서화담 역에는 국립국악원 정악단 단원 이정규 씨가 맡았다.

최수정 씨는 “황진이가 갖고 있는 여성스러움과 자유롭게 사랑을 할 수 있는 황진이를 표현하고 싶다”며 “황진이가 갖고 있는 이면의 진지함을 감히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진정한 황진이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배역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한편, 소리극 황진이는 ‘청산리 벽계수야’ ‘상사몽’ 등 황진이의 시조 8편과 화담 서경덕의 한시 4편 등이 아름다운 곡조가 있는 노래로 표현될 예정이다. 관람료는 S석 3만 원, A석 2만 원, B석 1만 원.

문의 및 예매) 02-580-3300, www.gugak.go.kr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