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이달 기준금리 인하설이 강한 탄력을 받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2기 경제팀이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8일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정책 믹스’를 통해 경기부양 의지를 재차 시장에 각인시키는 효과가 존재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향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제한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금통위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금통위 에서는 기준금리가 연 2.50%로 14개월째 동결됐다. 그러나 정해방 금통위원은 당시 홀로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7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정 위원은 “세월호 사고 영향이 일시적이고 제한적인지, 장기적인 것인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현시점에서 선제적인 경기대응이 필요하다”며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동결 의견을 낸 위원 중에도 4명은 경기 하방리크스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은행권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금리가 인하되면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로 가뜩이나 악화된 수익성이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은행으로선 금리가 인하되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총이익 가운데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1분기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80%로, 2009년 2분기(1.7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은행들은 그 다음주나 최대 한 달 내에 예금금리 등을 조정한다. 대출금리는 대부분 CD금리(시장에서 양도 가능한 정기예금증서)나 은행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 등 변동금리에 연동되는데 통상적으로 다음 달 금리 변동시점에 바뀐다.

시장에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상태다. 실제 8일 금융투자협회의 ‘7월 채권 장외시장 동향’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515%로 전월보다 0.166%p 내렸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3일 2.46%를 기록, 올 들어 처음 기준금리(0.25%)보다 낮아지기도 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 추이를 보고 인하 여부와 폭 등을 판단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이미 반영된 상태로 실질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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