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자원봉사자들이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앞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평화와 인권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과거와 현재 ‘연결’로 자원봉사자들 ‘참여’

[천지일보=홍수정 기자]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주변이 평화와 인권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기림일)을 맞아 다양한 행사와 함께 ‘평화가 있는 골목 벽화 그리기’를 기획했다.

1991년 故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공개 증언한 날인 8월 14일을 2012년 제11차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용기와 평화를 기억하고자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로 선포됐다.

지난달 초 기획해 이달 2일부터 본격 시작된 벽화그리기의 주제는 ‘연결’이다. 벽화를 총지휘한 이는 박영균 작가(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공공미술 프로젝트 교수)다.

총 140m의 벽화는 일명 수세미 담, 할머니들의 그림과 이웃집 담 등 세 부분으로 구분된다.
 

▲ 할머니들의 작품을 나열한 벽화를 자원봉사자들이 완성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손뜨개로 만든 꽃모양 수세미들이 그려진 화려한 색감과 함께 한 벽면을 장식하고 그 아래로 기다란 선이 이어지는데, 할머니들의 기분을 표현한 추상화 속의 선들이 여성성과 깨끗하게 만드는 이미지인 수세미로 표현됐다. 수세미는 코바늘로 모든 실이 ‘연결’돼 있다는 의미가 있다.

산과 나무, 꽃으로 장식된 벽화는 할머니들의 작품으로 정서가 살아있어 재해석할 필요 없는 나열로 충분했다. 그림 옆에는 15세의 故김상희 할머니와 故김학순 할머니 사진이 함께 그려졌다.

이웃집 담은 박물관 건물이 아니지만 이웃의 양해로 박물관의 상징색인 보라색을 그라데이션해 한정된 좁은 골목길이 시원한 느낌이 드는 디자인 공간으로 살아나고 이웃과의 진정한 연결을 보여줬다.

박영균 작가는 “벽돌 하나하나가 기부로 이뤄진 치유와 분노의 공간 박물관이 안에서는 사진촬영 금지로 참여할 수 없지만 밖에서는 사진도 찍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연결 짓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벽화그리기는 매일 7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작품의 공공성과 더불어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는 의미를 더했으며 11일 작품 공개식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정대협은 14일 기림절을 맞아 초청특별사진전, 공동벽화그리기, 촛불문화제, 평화나비 FESTA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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