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재력가 살인사건’ 주범자, 서울시의원 유력
사주받은 친구 팽모 씨 “내 빚 7천만원 탕감해준대서…”
김형식 “팽모 씨가 빚 갚으려고 저지른 것” 범행 부인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김형식(44) 서울시의원이 청부살해 혐의로 구속됐다.
29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김형식 서울시 의원이 지난 3월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서 발생한 ‘재력가 살인사건’에 연루됐다”며 “빚 독촉에 시달린 김 의원이 친구 팽모 씨에게 살해를 사주했다”고 검거 이유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형식 의원은 재력가 송모(67) 씨로부터 ‘빌려 간 돈을 갚지 않으면 6.4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협박을 받자 10년지기 친구인 팽 씨를 사주해 채무관계에 있던 송 씨를 살해하도록 부추긴 혐의를 받고 있다.
팽 씨는 지난 3월 3일 오전 0시 40분쯤 강서구 내발산동의 송 씨 소유 건물에서 송 씨의 머리 등을 둔기로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도구는 김 의원이 직접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팽 씨는 범행 3일 뒤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두 달여 만인 지난달 22일 선양에서 중국 공안에게 체포됐다. 팽 씨는 중국 구치소에서 김형식 의원에게 체포 사실을 전화 알렸지만, 김형식 의원은 ‘네가 한국에 들어오면 난 끝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실제 팽 씨는 구치소에서 여러 차례 자살을 기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팽 씨의 신병을 지난 24일 넘겨받은 데 이어 같은 날 강서구 소재 자택에서 김형식 의원을 검거했다. 팽 씨는 “사업을 하면서 김 씨에게 7000만 원 가량 빚을 졌는데 김 씨가 이를 탕감해주겠다면서 범행을 부추겼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 의원이 지난 2010~2011년 사이에 송 씨로부터 총 5억여 원을 빌렸다가 2012년 말 빚 독촉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범행을 일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차용증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송 씨가 써달라고 해서 써준 것이지 실제 돈을 빌린 적이 없다”며 “팽 씨가 내게 빌려간 돈을 갚아야 해 송 씨를 상대로 강도질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팽 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데다 김 씨의 도장이 찍힌 차용증이 발견됐기 때문에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른 관련자가 있는지 추가 수사 후 이들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김현식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6.4 지방선거에 출마해 강서구 제2선거구 재선에 성공했지만, 지난 24일 경찰에 체포된 뒤 25일 탈당했다.
김형식 현직 시의원에 대해 네티즌들은 “김형식 현직 시의원, 청부살인이 웬말인가” “김형식 현직 시의원, 철저하게 수사해야” “김형식 현식 시의원, 친구를 잘못 뒀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