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또다시 네거티브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조용한 선거’를 하겠다던 여야의 공언은 이미 공허한 울림이 됐다.

사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인해 선거 초반만 해도 여야 후보자들이 한껏 몸을 숙이는 분위기였다. 로고송도 부르지 않고 조용한 선거를 치르면서 정책대결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는 유권자의 기대에 불과했다. 선거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서로 비방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중앙선관위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가 적발한 위법행위 가운데 절반 이상이 흑색선전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장 선거만 보더라도 네거티브 공세로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 부인이 외국으로 출국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이를 해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서로 미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반격에 나섰다.

유권자들은 정책대결을 기대했건만, 여야 후보는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 이래서야 정책선거는 고사하고 또다시 구태정치라는 비아냥만 들을 수밖에 없다. 이같이 네거티브가 격해질 경우 유권자들이 선거를 외면하거나 투표율 저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앞으로 4년간 지역을 이끌 책임 있는 지도자를 뽑는 과정이다. 따라서 여야 후보는 상대방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기보단 차별화된 공약으로 승부를 거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상대방을 끌어내리기 위한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할수록 유권자들이 표로써 심판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