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석자들이 통성으로 기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교회, 갈등에서 벗어나 민족 향한 공적 책임 감당해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사랑하는 자들아/ 생존자는 살아서 만나고/ 잠자는 자는 부활로 만나자/ 그리고/ 우리 다시 만날 그날까지/ 오늘은 눈물로 안녕/ 애들아/ 우리가 잘못했다 용서해라’ - 시인 고훈 목사의 헌시 중 -

개신교 교단장들과 교인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위로, 대한민국 회복 등을 위해 금식기도회를 진행했다.

21일 정오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3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예배실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위로와 대한민국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지도자연합 금식기도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목회자들과 교인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전용재 목사는 “교회 연합과 일치를 위해 섬겨온 9개 교단 총회장을 비롯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합심해 드리는 금식기도회”라며 “빠른 시간 안에 실종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기도한다”라고 기도회를 시작했다.

▲ 왼쪽부터 김영진 장로, 예장 통합 김동엽 총회장, 기성 조일래 총회장, 예장 대신 최순영 목사. ⓒ천지일보(뉴스천지)

설교자로 나선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 김동엽 목사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우리민족이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성경 속 집나간 탕자의 비유를 들었다. 그는 성공지향적인 가치관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하며 “지금이 여호와를 간절히 찾아야 하는 환난의 날이다. 작은 악이라도 용납하지 말고 악에서 떠나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갈등에서 벗어나 민족을 향한 공적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안산제일교회 담임 고훈 목사가 ‘애들아 우리가 잘못했다 용서해라’라는 시를 헌정했다. 고훈 목사는 안산지역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그는 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아/ 앞으로 울고 분노할 날이 더 많은데/ 지금은 눈물을 그치자/ 아직 갇혀 있는 자들을 위해/ 영원히 갇혀있을지 모를 우리 애들을 위해/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그들을 위해’라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날 교계 9개 교단장들의 명의로 한국교회 결의문이 발표됐다. 결의문에서는 ▲‘나부터 바로 살기’ 등을 적극 실천해 정의로운 사회 만들기 ▲박근혜 대통령의 특검과 특별법 제정 수용 환영 ▲사이비 이단 규제법 제정 ▲국회와 정부가 안전‧생명존중의 국가 시스템 구축과 작동에 전력기울일 것 등을 촉구했다.

▲ 참석자들이 통성으로 기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합심기도 순서에는 기하성 여의도 부총회장 고충진 목사가 ‘실종자 귀환과 희생자 추모를 위하여’, 예장합동 구제부장 노경수 목사가 ‘생존자와 유가족 위로와 치유를 위하여’, 기감 세월호 집행위원장 태동화 목사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사회 안전을 위하여’, 예장고신 증경총회장 윤희구 목사가 ‘국민들과 대한민국 회복을 위하여’를 주제로 기도를 인도했다. 이후 전 참석자들이 통성으로 기도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교단장협의회는 오는 25~31일까지를 애도주일로 정하고 전국교회에 ‘미안합니다. 한국교회가 함께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기로 했다.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예장 통합, 예장 고신, 예장 대신, 예장 백석,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개신교 진보진영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회원교단들은 앞서 20일 오후 7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 촛불기도회’를 가졌다.

이날 서울 중구 향린교회에서 시국기도회를 가진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도회 이후 대한문까지 십자가행진을 이어갔다. 촛불기도회는 이들의 합류 후 시작됐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부조리한 관행과 부정부패 척결 ▲언론 기능 회복 등을 요구했다.

▲ 시인이기도 한 안산제일교회 고훈 목사가 헌시 ‘애들아 우리가 잘못했다 용서해라’를 낭독하자 한 참석자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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