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씀으로 마음의 성전 지어갈 때

하루하루가 무의미하고 심신은 점점 지쳐갔다.

지금 상태로 여름을 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영적 침체의 늪에서 빨리 헤어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올 봄에 가졌던 부흥집회에서 나는 뜨거운 성령의 은혜를 체험했었다.

그러나 1달이 지나고 2달이 지나자 그 때의 체험은 추억의 사진 한 장으로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무기력이 짓누르는 가운데 어렵게 교회 예배를 드리던 중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부산역에 20여 개 이상의 찬양팀이 모여 사상 유래 없는 7시간 릴레이 콘서트를 펼친다는 것이다.

이들이 왜 모였으며, 어떻게 7시간 동안 찬양행사를 진행한단 말인가.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모였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 외치는 소리다. “그곳에 가라!” 그 소리가 가슴을 들뜨게 했다.

4시 반경 역 앞에 도착했다. 자리는 이미 메워져 있었다.

앞쪽 구석진 곳 가방이 놓인 자리에 가서 그냥 앉아 버렸다. 1부 찬양 콘서트는 30대 중반의 주부인 나에겐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웅장하며 역동적인 음악이었다.

옆에 앉은 젊은 10~20대 청년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들고 흥겨운 몸짓으로 찬양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내가 올 곳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주위의 눈치를 봤지만 아무도 나에겐 관심이 없었다.

어쩐지 마음이 놓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젊은이들의 음악으로만 느껴졌던 찬양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느 새 나는 그들 속에 섞여 함께 발을 구르고 손뼉을 치며 몸을 흔들고 있었다.

평소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내게도 큰 목소리로 주님을 부르고 찬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했다.

1부 순서가 끝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성령의 단비에 촉촉이 젖어들었다.

돌아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고 눌렸던 스트레스도 말끔히 떨쳐버리게 됐다.

그러나 그 때의 그 감동이 오래가진 않았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외적인 자극으로 형성된 체험은 오래가지 않는 듯하다. 올 봄 부흥집회도 그러했고 이번에도 그러했다.

근본적인 나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한시적인 외적 자극보다는 지속적인 말씀으로 내 마음의 성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려보았다.

다음 해 여름엔 광안리 앞바다에서 이런 멋진 공연을 한다면 남편과 함께 해변에 나와 찬양콘서트에 참가할 수 있을텐데… 기대를 갖는 것은 무리일까?

이런저런 생각 속에서 앞으로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가며 다가올 세대를 맞이하는 하나님의 가정으로 거듭나는 날을 소망해 본다. /부산 N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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