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 위원

 
지난 4월 29일 9시경 박근혜 대통령은 경기 안산 단원구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했다. 일반인 조문보다 1시간이 이른 시간이었다. 박 대통령이 국화꽃을 들고 입장을 했다. 박 대통령은 위패가 모셔진 단상 앞을 지나다가 뒤로 돌아 느닷없이 접근한 할머니의 손을 잡고 위로를 했다. 두 사람이 손을 잡는 순간 방송카메라가 집중되었고, 이 할머니가 유가족이 아니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연출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진실은 확인이 되었지만 이런 해프닝의 단초가 무엇인가 분석해보면 기본적인 경호문제라고 할 수 있다. 즉 청와대 대변인의 해명이 정확하다면 문제는 ‘대통령 경호상의 허점’으로 연계되는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에 대한 경호상의 허점은 이 순간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4월 17일 16시 25분 박 대통령이 사고현장을 둘러서 진도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사고자 가족들에 대한 위로방문 시에도 발생했던 것을 재론하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세월호 실종자 가족대표를 자처했던 송모(53) 씨가 6.4지방선거 새정치연합 예비후보로서 경호상 검증이 안 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날 12시 30분경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했던 정홍원 국무총리가 10분 만에 거친 항의와 욕설, 물세례를 받았고, 상의가 찢기는 봉변을 당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던 일이 발생했었다.

잠시 후 대통령이 방문하게 됨에도 불구하고 불확실한 신분의 사람이 대통령 주변에 무려 30여 분 이상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까지 주고받고 있었다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경호에 허점을 보인 것은 물론이고, 국가의 안보에도 허점을 보인 지나칠 수 없는 대통령 경호실과 관계기관의 무능함과 무책임 그리고 경호불감증을 보인 것이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시절이었던 2006년 5월 20일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에 참가하던 중 19시 20분경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피습을 당했던 사건이 있었다. 이처럼 요인에 대해 언제 어디서든지 경호의 허점 속에 테러가 자행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직무유기라고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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