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오픈한 현대아울렛 가산점. 현대백화점의 첫 아울렛 매장으로, 개장 첫 주말을 맞아 쇼핑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현대백화점이 지난 2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현대아울렛을 열었다. 마리오아울렛, W몰 등과 함께 가산동에서 도심형 아울렛 3파전을 벌이는 것인데, 실제 매장 구성과 물량 등은 경쟁사들을 압도할 만한 점이 눈에 띄지 않아 기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 9층 규모로 도심형 아울렛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하지만 6층 롯데시네마부터는 외식 업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당장 맞은편의 W몰과 비교해도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 대대적인 할인품목도 없어 ‘백화점 분위기를 낸’ 아울렛으로 애매한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미 1조원 규모의 상권이 형성된 입지적 장점이 크다. 현대 측은 이곳에서 1년간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보다 기대가 쏠리는 곳은 현대백화점이 준비하고 있는 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과 송도점 등이다. 판교 알파돔시티 사업부지에는 복합쇼핑몰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15년 중반 이후 개장이 목표다.

현대백화점은 아울렛 사업의 후발주자다. 몇 년간 지속된 경기침체 속에 백화점 업계가 역신장세를 면치 못하기 때문에 아울렛은 현대에게도 불가피한 선택으로 떠올랐다. 현대백화점 올 1분기 잠정 실적공지를 보면 매출은 3939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8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8% 감소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는데다가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소비심리가 또 한 번 꺾인 상태여서 2분기 백화점 매출 증가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아울렛 및 복합몰 사업을 시작한 롯데와 신세계는 아울렛 사업에서 연 20%대의 고공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롯데는 공격적으로 아울렛 신규출점을 추진하고 있다. 고객 유치에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강력한 드라이브 작용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에는 경기도 이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아울렛을 오픈하며 신세계 여주아울렛과의 경쟁에 불을 붙인 바 있다. 교통의 요지인 서울역에도 아울렛을 2년째 운영 중이다.

올해는 고양, 광명, 구리 등에 아울렛을 새로 열 계획이다. 특히 광명점은 세계적인 가구업체 이케아와 동반 입점이 예정돼 있어 집객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관심을 모으는 곳이다.

이 밖에도 2015년 상암DMC 복합쇼핑몰을 개장하고, 2016년에는 김해에도 복합쇼핑몰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지난 2012년 정용진 부회장이 복합쇼핑몰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개발 계획을 추진해온 터다. 당시 경기 의왕과 고양에 복합몰 건립계획을 발표했고 인천 청라와 대전, 경기도 하남 및 안성에도 진출한다는 안을 내놨다. 해당 점포들은 2016~2017년에 걸쳐 모두 오픈할 계획이다.

다만 의왕시에 지으려던 복합쇼핑몰은 롯데쇼핑으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달 8일 롯데 측은 부지 매입 약정을 체결하고 2017년까지 총 4000억 원을 투자해 극장과 테마파크, 아울렛 등을 갖춘 복합쇼핑몰을 짓기로 했다. 2012년 신세계와 의왕시가 MOU를 맺고 협의를 해 왔지만 의견차를 빚으면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자 롯데쇼핑이 참여해 결국 부지를 낙점했다. 신세계는 “토지 매입 가격이 MOU 당시보다 20% 이상 올라 투자 효율이 현저히 떨어졌다”며 물러났다. 롯데와 신세계는 앞서 인천종합터미널 계약과 관련해서도 마찰을 빚으며 법적 공방까지 벌인 바 있다.

한편 신세계는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도 2016년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을 열어 경기 서남부권 상권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5일 시흥시는 복합개발공고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세계사이먼을 선정했다. 신세계는 채용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시흥시를 위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인천공항과의 근거리 입지를 활용해 국내외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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