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후 경기도 과천 경마공원에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는 6·4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준법선거로 진행되길 기대한다는 의미의 플래시몹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선거 때 ‘묻지 마’ 남발
당선 후 “안지켜도 그만”
“형님 같은 군수가 될 것”
모호·추상 비일비재
광역단체 평균 73.48%
김관용 경북지사 1위

[천지일보=명승일, 임문식 기자] 민선 제5기 기초단체장의 평균 공약이행률은 66.56%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선 이후 공약 미이행은 물론 공약을 축소하거나 삭제한 사례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률소비자연맹(총재 김대인) 산하 전국지방자치모니터단이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전국 221개 기초단체장의 총 공약 6824개에 대한 평균 공약이행률은 66.56%로 나타났다. 단체장의 평균 공약 수는 31개였다. 이행률이 0점(미이행)인 공약은 2.7개였고, 5점(이행완료)인 공약은 3.6개였다.

공약이행률이 가장 높은 기초단체는 대구 동구(이재만)로 87.27%를 기록했다. 대전 동구(한현택), 전남 영광(정기호) 등도 ‘우수기초단체장’으로 꼽혔다. ‘실망기초단체장’으로는 인천 남구(박우섭), 경기 하남(이교범), 강원 철원(정호조) 등이 선정됐다. 인천 남구의 공약이행률은 40.00%에 머물렀다.

전국적으로 보면 공약이행률이 80~90%인 지역은 9곳, 60% 미만인 지역은 44곳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최상위권인 대구지역 기초단체는 74.40%의 이행률로 평균치보다 8.84%p 높았다. 광주지역은 61.27%에 불과해 최하위권이었으며, 인천지역(61.82%)과 서울지역(63.23%)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평균 공약이행률은 73.48%로 평가됐다. 가장 높은 공약이행률을 보인 단체장은 김관용 경북지사다. 그는 80.45%의 공약이행률로 평가됐다. 두 번째로 공약이행률이 높은 이는 박원순 서울시장(80.30%)이었다. 이어 박준영 전남지사(80.00%), 염홍철 대전시장(76.57%), 강운태 광주시장(75.92%), 김범일 대구시장(75.50%) 등 순으로 나타났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75.00%의 공약이행률로 7위, 김문수 경기지사는 74.67%로 8위를 차지했다. 조사된 광역단체장 중 가장 낮은 이는 송영길 인천시장(63.81%)과 유한식 세종시장(63.46%)이었다. 홍준표 경남지사와 김완주 전북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는 평가에서 제외됐다.

눈길을 끄는 점은 71.82%에 불과한 공약일치율이다. 선거 당시의 공약을 삭제하거나 변경하는 사례가 30%에 달한다는 얘기다. 부산 기장군의 경우 ‘의료·관광 기반 조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군수 홈페이지 공약사항에 의료·관광 기반 공약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추상적이고 모호한 공약 사례도 다수 제시됐다. 충남 청양시의 경우 “내 집 같은 군청, 형님 같은 군수가 되기 위해 사심을 버리고 일하는 군수가 되겠음”이란 공약을 내걸었다. 전남 함평군의 경우 ‘인사청탁 근절을 통한 능력위주 인사 발탁’을 공약했고, 충남 부여군은 ‘불친절과 업무 기피는 공공의 적’이란 공약을 내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대인 법률소비자연맹 총재는 “건국 이후 선거 때만 되면 후보자나 유권자나 투표하고 당선되면 그만인 빌공(空)자 공약으로 ‘안 지켜도 그만’인, 포퓰리즘적 선거 공약이 남발됐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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