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드칼리지, 4개 주제 작문으로만 신입생 선발

[천지일보=이태교 기자] 대학입학자격시험이나 내신 등을 적용하지 않고 인문·사회·자연 과학 관련 4개 주제에 대한 작문시험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미국 명문대학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의 교육관련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애넌데일에 위치한 ‘바드 칼리지(Bard College)’는 올해 9월부터 들어오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4개 주제에 대한 작문 시험을 통해 신입생을 뽑는다.

학교 측은 문학, 철학, 과학 등 인문·사회·기초 과학 분야의 21개 주제 가운데 4개를 뽑으면 된다고 설명한다. 작문에 필요한 학술자료는 이 학교 휍사이트를 통해 제공된다. 분량은 4개 주제를 합해 1만 자(字) 이내(한 주제당 2500자)다.

평가는 바드 칼리지 교수들이 진행한다. 지원 학생들이 제출한 4개 작문의 평균 성적이 B+이상을 받으면 합격이다.

리언 밧스타인(Leon Botstein) 바드 칼리지 총장은 올해 도입되는 작문 시험 제도에 대해 “까다로운 현행 대학입시 제도에 대한 전면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작문 주제가 쉽지는 않아서 실제로 지원서를 작성한 학생들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400여 명의 학생들이 이 학교 웹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실제로 지원서를 제대로 작성한 학생은 41명에 불과했다. 작문 주제는 러시아 부조리 문학, 칸트 철학, 광우병 유발인자로 알려진 프리언 단백질 분자 등 쉽지 않은 내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원 학생들이 제출한 작문을 평가한 교수들은 17명 정도를 ‘합격권’으로 분류했다. 이는 바드 칼리지 전체 신입생 합격률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문이 쉽지 않음을 증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학교에 지원한 한 소규모 공립 고등학교 3학년인 헬렌 첸(Helen Chen)을 소개했다. 첸은 학교에서 진행되는 일부 수업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이에 수업 중에 다른 과목을 공부하다가 불량한 수업태도로 낙인찍혀 D를 받았다. 첸은 학습능력이 뛰어나지만 수업태도 등의 이유로 점수를 낮게 받은 것이다. 첸은 바드 칼리지에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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