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물머리(양수리)와 수종사 (사진제공: 문화재청)

사계절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 ‘일품’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남양주 운길산 수종사 일원이 명승으로 지정됐다.

최근 문화재청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로 등에 위치한 ‘남양주 운길산 수종사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09호로 지정했다.

수종사(水鍾寺)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두물머리 하천경관을 바라볼 수 있고, 운길산 정상에서는 한강은 물론 서울 북동쪽 지역의 산지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특히 두물머리는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검룡소(儉龍沼, 명승 제73호)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합쳐지는 장소로, 사계절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이 아름답다. 이 일원은 계절에 따라 신록·녹음·단풍·설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시간과 날씨에 따라 일출·일몰·운무 등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경관가치가 큰 곳이다.

‘수종사’라는 이름은 1458년(세조 4) 세조가 금강산(金剛山) 구경을 다녀오다 이수두에서 하룻밤을 묵게 됐는데, 한밤중에 난데없는 종소리에 잠을 깬 왕이 부근을 조사하자 주변에 바위굴이 있고, 굴 안에 18나한(羅漢)이 있었으며, 굴 안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종소리처럼 울려나와 이곳에 절을 짓고 수종사(水鍾寺)라고 했다고 전해온다.

조선 초기 학자 서거정(1420~1488)은 수종사를 ‘동방에서 제일의 전망을 가진 사찰’이라 했으며, 이 인근에 생가가 있었던 정약용(1762∼1836)은 일생을 통해 수종사에서 지낸 즐거움을 ‘군자유삼락(君子有三樂)’에 비교할 만큼 즐겨 찾던 곳으로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곳이다. 또 다선(茶仙)으로 일컬어지는 초의선사(1786~1866)가 정약용을 찾아와 한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차를 마신 장소로서, 차 문화와도 깊은 인연이 있는 곳이다.

이외에도 많은 시인묵객이 수종사 일원의 풍광을 시·서·화로 남겼다. 특히 겸재 정선의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 중 ‘독백탄(獨栢灘)’이 현재의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의 모습과 현재의 운길산, 수종사의 경관을 보여주는 고서화다.

또 조선 후기의 문인화가 정수영(1743~1831)이 한강과 임진강을 여행하며 그린 ‘한․임강명승도권(漢臨江名勝圖券)’ 중 수종사에서 내려다보는 경기도 광주시 미호 전경(광주시 남종면)도 그 시대의 명승지 경관을 잘 보여준다.

◆용어설명
경교명승첩: 겸재 정선이 한강의 북한강․남한강 주변경관과 한강과 서울의 인왕산, 북악산 등의 경관을 그린 화첩으로, 총 33점으로 구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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