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아가 21일 오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시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웃음며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최초 ‘200점대 돌파+그랜드슬램’, 최고 신기록 달성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2014소치동계올림픽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연아(24)가 세계피겨계에 위대한 족적을 남기고 떠나게 된다. 비록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올림픽 2연패를 놓쳤지만, 세계인들에게 멋진 고별무대를 선보이면서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우리나라에는 불모지와 같았던 피겨스케이팅에서 김연아의 존재는 한순간에 대한민국을 빙상강국으로 돋보이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동계스포츠의 꽃이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종목이기 때문.

김연아는 2006년 겨울 시니어에 데뷔한 이래 최초 그랜드슬램(세계선수권대회, 4대륙 선수권, 그랑프리 대회, 올림픽) 달성, 최초 200점대 돌파, 최고 신기록(228.56점) 등 누구도 넘보지 못한 기록을 갖고 있다. 그야말로 김연아가 걸어온 길이 피겨계의 새 이정표이자 전설인 셈이다.

1996년 7살 때 피겨를 시작한 김연아는 각종 국내대회를 휩쓸며 유망주로 주목받았고, 군포 도장중 2학년 때인 2004년 주니어그랑프리대회에서 우승하며 한국 피겨에 희망으로 떠올랐다. 주니어 시절 김연아와 동갑내기 라이벌로 대두되며 한 발 앞서간 선수가 있으니 바로 아사다 마오였다.

아사다 마오는 비장의 무기 트리플 악셀을 앞세우며 김연아보다 앞섰고, 2004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이듬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를 석권하며 시니어계를 긴장시킨다. 그리고 아사다는 2005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15살 피겨 천재의 성인무대 장악에 세계가 들썩였다.

주니어 1인자 자리를 잠시 내준 김연아는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아사다를 누르고 우승하며 이때 제대로 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그해 겨울 김연아도 시니어로 무대를 옮기면서 아사다와 불꽃 튀는 라이벌 구도를 이어간다. 첫 시니어 맞대결인 2006년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가 우승을 차지하자 세계는 어린 두 피겨 천재의 등장을 반겼다.

이후 김연아가 2년 가까이 고관절 부상으로 고생하는 사이 아사다가 잠시 우세를 보였지만, 2009년부터는 김연아가 부상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면서 점프 완성도가 높아졌고, 이때부터 독주 체제로 간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4대륙선수권, 3개의 그랑프리 및 그랑프리 파이널대회를 연달아 모두 우승을 하면서 전성기를 맞은 것.

이제 김연아에게 남은 것은 동계올림픽 금메달이었다. 그건 아사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 모두 올림픽만 정상에 아직 오른 적이 없기에 밴쿠버올림픽은 최초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넣고 다투는 대회였다.

결국 큰 관심 속에 진행된 올림픽에서 김연아는 가장 완벽한 연기로 쇼트 78.50점과 프리스케이팅 150.06점을 더한 합계점수 228.56점을 기록하며 첫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쇼트와 프리, 합계 점수 모두 세계신기록이었다.

오랫동안 목표했던 올림픽 금메달을 달성하자 김연아는 잠시 허탈감에 시달린다.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만 출전한 후 모든 대회에 불참하고 아이스쇼에만 몰두하자 은퇴 여부로 많은 이들을 궁금하게 한다.

긴 공백 끝에 2012년 여름,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며 모든 이들의 답답함을 풀어줬고, 공식 선수 선언을 하고 다시 은반에 선다. 이후 김연아는 2012년 12월 NRW트로피대회(201.61점), 2013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218.31점), 2013년 12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204.49점) 등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200점을 넘기며 소치올림픽을 정조준했다.

그리고 후회 없는 완벽한 연기로 선수로서 마지막 은반무대를 마무리 했다. 피겨 여왕이 써 내려온 전설이 이제 우리 피겨 유망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면서 평창올림픽을 기다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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