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기독교연합회(회장 정태영)가 지난 14~16일 성시화대회를 열면서 지역 관공서 명의를 임의로 도용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제천시기독교연합회는 ‘2009 제천시성시화대성회’를 알리기 위해 ‘제천신문’ 8월 17일, 24일, 31일자 신문에 성시화대회 광고를 실으면서 제천시청·제천시의회·제천경찰서의 명의를 도용해 후원단체에 이름을 올렸다가 종교편향문제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 제천시는 사과문을 통해 “사전에 합의한 적이 전혀 없었다”며 “제천시기독교연합회가 임의로 명의를 사용했을 뿐 직접적으로 후원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시목협의회’라는 시청 내 종교모임에서 지행된 일이었기에 오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종교평화위원회와 범불교대책위는 “‘시목협의회’는 시청 소속 공무원들이 모여 만든 종교 단체임에도 몰랐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공직자 종교편향 금지를 위한 개정 법령에 맞지 않는 행위를 했다면 정부 차원에서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논란은 이뿐이 아니다. 제천시기독교연합회는 범죄경력이 있는 ㅈ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대책부위원장, 안산상록교회 담임)를 강사로 내세워 타 종교인과 지역민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ㅈ목사는 지난해 대법원으로부터 ‘개종강요 및 감금방조 행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정신병원 피해자 인권찾기 모임’ 등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반사회적 범죄 행위를 일삼아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가정파괴범 ㅈ목사를 강단에 내세우는 것은 ㅈ목사의 범죄행위를 지지·옹호하는 것”이라며 기독교연합회와 ㅈ목사를 비난했다.

문제의 본질은 공직자들이 종교중립의무를 저버렸다는 것과 이단척결을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범죄자를 강사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 타 종교인과 지역민들이 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구미의 주일학교연합회는 ‘2009 여름성경학교 교사강습회’를 계획하고 행사 첫날 특강 순서에 ㅈ목사를 초청해 이단세미나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었지만, ㅈ목사의 전력과 이력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강사 초청을 철회했다.

이번 사건은 제천시가 특정종교단체의 명의도용으로 인한 종교편향문제를 단순한 사과문 게재로 일단락 짓고 지나칠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부도 국민들의 신뢰를 받고 종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적인 대책과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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