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 중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매장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파리바게뜨·뚜레쥬르 1월 말까지 국세청에 소명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국세청의 가맹점에 대한 과세 방침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놓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다음 달 어떤 결론을 맞을지 주목된다.

양사는 올 여름부터 국세청의 가맹점주들에 대한 ‘세금폭탄’ 문제가 불거지면서 힘든 하반기를 보내야 했다. 특히 파리바게뜨는 점주들이 세금 문제 외에도 가격 인상을 통한 마진율 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세금 문제는 국세청이 지난 5월 가맹본부인 CJ푸드빌(뚜레쥬르)과 SPC(파리바게뜨)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개인사업자인 가맹점주들의 최근 몇 년간 부가세 신고액이 포스(POS: 실시간 재고관리 시스템) 자료와 불일치하는 점이 나타났다. 이에 국세청이 포스 자료를 실매출로 보고 ‘탈루’에 대한 부가가치세 추가 징수를 통보한 것이다.

가맹점주들은 몇 천만 원에서 최대 몇 억에 이르는 추가 세금을 납부하는 것은 감당하기 힘든 일이라며 본사를 찾아가 수차례 항의를 하기도 했다. 국세청에는 ‘계도기간’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할인행사, 기부 등으로 매출과는 상관없는 빵이 실제로는 판매된 것처럼 POS에 잡혀서 나타난다는 게 점주들의 설명이다. 본사 역시 실제 매출과 POS 집계에 차이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세청이 매출 기준을 먼저 명확히 공지하는 ‘계도기간’을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뚜레쥬르 관계자도 “POS는 물동량을 체크하고 재고량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매출 집계를 위해 운영하는 시스템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이 각 매장으로 과세 통보문을 발송한 상황이어서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 본부 입장에서는 전체 점포의 몇 %가 과세 대상인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국세청에 소명을 하려는 점주들을 위해 세무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면 소명자료를 충분히 제출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내년 1월 말까지 소명기간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소명이 끝나는 대로 1월 말이나 2월 초 최종 과세분을 다시 통보할 방침이다. 사업자별로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소명이 잘 이뤄질 경우 과세 자체가 취소되는 매장도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계도기간은 허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런 가운데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이번 세금 건과 맞물려 마진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본사와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협의회 강성모 대표는 “프랜차이즈 업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가격 인상 등을 통해 가맹점주들의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익성 악화는 특히 월세 인상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2년에 한 번씩 오르는 매장 임대료가 큰 부담이 되는 것이다. 그 외 매장에서 소비되는 비닐봉지 등 각종 부자재 가격 또한 끊임없이 올라 가맹점주의 수익률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본사가 각 매장에 제공하는 빵 생지값은 소비자가격의 50% 정도. 점주들은 이전에 소비자가격에서 50%를 차지하는 생지값을 빼고 부대비용을 제하면 40~45%의 마진을 남길 수 있었지만 현재는 마진율이 30%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월세와 인건비, 수도세 전기세 등 각종 비용이 오르기만 하기 때문에 점주들의 몫은 작아진다는 것이다. 여기다 세금까지 내라면 어떡하냐고 점주들은 목소리를 높인다.

14년째 매장을 운영해 온 강 대표는 “경기도 안 좋으니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파리바게뜨가 이렇게 힘들 정도면 다른 프랜차이즈의 어려움은 더 클 것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토로했다. 따라서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가격을 올려야만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본사 관계자 역시 “가맹점주들이 2년마다 오르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가게를 옮기거나 폐점을 하기도 하며, 그때마다 인테리어 문제가 발생하는 등 임대료 문제는 수익성 악화에 주된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률적인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을 비롯한 주변 빵집과의 경쟁 등을 고려해 신중해야 할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빵 생지는 모든 매장에 동일한 가격으로 제공되지만 각 지역의 임대료 수준을 고려해 점주가 제품 가격은 다양하게 책정한다”며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경우 매장 자체적으로 가격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2011년 6월 가격을 인상한 이후 2년 반 동안 가격을 동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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