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도’의 순우리말이 ‘독섬’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도 전경(자료사진). (사진제공: 독립기념관)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수많은 국내외 고서를 통해 분명하게 입증된 우리나라 동쪽 끝 섬 ‘독도’의 순우리말이 ‘독섬’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지난 20일 개최한 여섯 번째 영토영해 특별 강연에는 우리나라 고지도와 지명 연구의 전문가인 이기봉 박사가 강사로 나섰다.

이날 이 박사는 “독도의 명칭 문제를 이해하기 전에 지난 100년 사이 순우리말 지명의 90% 이상이 사라진 현상에 먼저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대한제국칙령 제41호(1900년) 속의 石島(석도)와 심흥택보고서(1906년) 속의 獨島(독도)도 ‘석도’와 ‘독도’가 아니라 순우리말 이름이었던 ‘독섬’으로 읽어야 역사를 왜곡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순우리말이 사라진 원인은 “순우리말 지명을 한자의 소리와 뜻을 빌려 표기하였음에도 한자의 소리로만 읽는 우리의 한자읽기 습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이와 같은 현상이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나타나면서 100년도 안 되는 사이에 순우리말 지명의 90% 이상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1909년 6월에 간행된 해도인 <죽변만지수원단(竹邊湾至水源端)> 기록 가운데 울릉도 깍세섬은 한자로 鼠項島(섬목섬)을, 가타카나로는 ‘소모쿠소무’로 표기돼 있다.

이 박사는 “일본 측의 주장을 대표하는 독도 연구자인 시모조 마사오는 ‘소모쿠소무’가 석도의 한국어발음인 ‘소쿠소무’와 가깝다는 점을 들어 석도는 독도가 아니라 깍세섬이라고 자신 있게 주장했다”며 “시모조 마사오는 석섬이라 불리던 섬의 이름을 한자의 ‘소리+뜻’의 형식으로 표기한 것이 석도라고 보았기 때문에 가타카나로 ‘소모쿠소무’라고 썼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조상들의 삶과 정신이 서려있는 순우리말 이름을 행정지명으로 되살리는 조그만 움직임이 울릉도부터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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