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온도탑' 이웃돕기 모금 캠페인 출범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팩트 알고 말해야” “말귀 못 알아들어”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사이에 서울대공원 호랑이 사고 책임을 둘러싼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은 홍문종 사무총장이 ‘서울대공원장 보은인사’ 의혹과 관련해 박 시장의 책임론을 주장하자 박 시장이 “팩트를 잘 알고 말하라”고 반박하면서 점화됐다. 이에 홍 사무총장이 “박 시장이야말로 말귀를 못 알아듣고 있다”고 재반박하고 나서면서 공방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홍 사무총장의 주장은 서울대공원장에 비전문가를 기용한 박 시장에게 결과적으로 사고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울대공원에서 사육사가 호랑이에 물려 중태에 빠진 것은 박 시장의 보은인사가 부른 참사”라며 “인디밴드 출신의 비전문가를 서울대공원장에 앉혔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사고 당한 사육사가 25년간 곤충관에서 일하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올해 초 맹수사로 자리를 옮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시장은 2일 CBS 라디오에서 “사육사의 재배치는 이미 제가 임명한 대공원장 이전에 벌써 결정돼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곤충관에서 일하던 사육사가 맹수사로 재배치된 것은 박 시장이 임명한 대공원장의 결정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박 시장은 “정말 무책임하고 낡은 정치공세는 정치혐오를 불러오고 국민 분열을 조장한다”며 홍 사무총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박 시장은 “정말 팩트, 진실, 원칙과 상식, 보편성과 합리성 이런 것에 기초해 벌어지는 논쟁이야말로 우리 정치와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며 “정치라는 게 오히려 이런 여러가지 논쟁을 통해 뭔가 합의를 이뤄내고 그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홍 사무총장은 그러나 대공원장의 전문성 문제를 들어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3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시장이 비전문가를 서울대공원장에 앉혔고, 사육사의 생명이 위협당하는 일들이 발생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서울대공원장 역시 안전관리상의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시장은 서울시 안에서 발생한 인재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그럼에도 정치공세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또 삼성동 헬기 추락 사고를 언급하면서 “당시에도 이번 사건은 서울시 관할이 아니고 서울지방항공청과 국토교통부 담당이라고 선긋기를 해 논란을 일으켰던 일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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